박병석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가 26일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정례회동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각자 자리로 향하고 있다. 왼쪽부터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 박의장,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연합뉴스
26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근 코로나 재확산을 두고 여야가 책임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보수 개신교 단체 등이 주도한 8·15 집회를 원인으로 꼽았고,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정부의 방역 실패와 박원순 전 서울시장 분향소 설치 등을 문제 삼았다.
권칠승 민주당 의원은 “광복절 집회 이후 방역이 정치쟁점화되고 있다. (이를) 의도적으로 시도하는 사람도 있는데 방역 방해이자 공동체 파괴 행위”라며 “광화문 집회 참석자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분들, 꼭 찍어서 말은 안 하겠지만 확실하게 관계를 끊어야 한다”고 통합당을 겨냥했다. 고영인 민주당 의원은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에게 “전광훈 목사나 (8·15) 광화문 집회가 지금 (코로나 위기) 심각성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줬다고 보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에 김 차관은 “최근 확산세가 전국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8·15 집회나 이런 것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통합당은 ‘정부 실패론’으로 맞대응했다. 이종성 의원은 “8·15 집회가 (여당에 의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부분이 있다. 근본적으로 (코로나 재확산은) 정부 실패에 (책임이) 있다. 지방정부와 여당이 강행한 박원순 시장 분향소 설치, 또 질병관리본부가 여름에 코로나 확산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음에도 정부가 임시공휴일을 지정하고 여행 쿠폰을 지급한 이런 것이 방역을 무너뜨렸다”고 주장했다. 서정숙 통합당 의원은 “8·15 집회에는 국운을 염려하는 시민이 나온 것이다. 그들이 코로나를 전염시키려고 광장에 나왔겠느냐”고 되묻고선 “그들을 매도하는 것이 국가를 책임져야 할 여당의 자세는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만난 여야 원내대표는 코로나 관련 법안을 숙려기간 없이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한민수 국회 공보수석은 “코로나 법안은 시급성을 감안해 여야가 합의할 경우 소관 상임위에서 숙려기간을 두지 않고 우선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환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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