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7·10 부동산 대책의 후속작업으로 주택공급물량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당정은 서울 주변 그린벨트 해제뿐 아니라 국방부 소유의 서울 태릉골프장 부지 일대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전 민주당 국토교통위원회 위원들과 부동산 공급 대책을 위한 비공개 당정협의를 연 데 이어 오후엔 서울시청에서 기획재정부·경기도·인천시 관계자들과 주택공급확대 실무기획단 첫 회의를 열었다. 7·10 대책에 대해 부동산세제 강화만 있을 뿐 주택공급 방안이 빠져 있다는 비판 여론이 강해지자 서둘러 공급 대책 마련에 나선 모양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과 진선미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이 1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토교통위원들과 국토교통부와의 당정협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당정은 일단 서울 노원구의 군 시설인 태릉골프장 일대를 부동산 공급 부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육군사관학교와 인근 태릉골프장은 149만6979㎡ 규모이고 인근 태릉선수촌 터까지 합치면 250만㎡에 이르러 주택 2만채 이상 공급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부지 일대는 2년 전에도 택지 공급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검토됐던 곳이지만 국방부 반대로 무산됐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안정화가 현 정부의 최대 목표가 된 상황에서 다시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이날 당정협의 뒤 용산구 국방부 청사를 방문해 정경두 장관을 만났다. 면담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태릉골프장 부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당정은 그린벨트 해제에도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룬 상황이다. 국회 국토위 민주당 간사인 조응천 의원은 당정협의 뒤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 그린벨트 해제 방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런 것까지 포함해 주택 공급 방안에 대해서 범정부적으로 논의하게 된다”고 말했다. 전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방송 인터뷰에서 주택 공급 대책의 일환으로 그린벨트 해제 문제를 고려할 수 있냐는 질문에 “현재 1차적으로 5~6가지 과제를 검토하고 있다”며 “이 과제들에 대한 검토가 끝나고 나서 필요하다면 그린벨트 문제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그린벨트 해제엔 서울시가 반대 뜻을 유지하고 있어 속도를 내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당 관계자는 “그린벨트 해제는 청와대뿐 아니라 중앙부처도 같은 생각이었고, 서울시만 반대했다. 그린벨트 해제가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이 사안에 반대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사망한 상황에서 당장 논의하긴 어렵다”며 시간을 두고 논의할 뜻을 내비쳤다.
서영지 진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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