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패널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내년 4월 치러지게 될 서울시장 등 보궐선거에 대해 낙관적인 면이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1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지금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망 사건과 관련된 국민들의 인식도 그렇고, 최근 여러가지 부동산 문제 등 민심이 고약하게 흐르고 있기 때문에 이런 흐름을 파악해서 통합당이 적절한 대책을 내놓으면 상당한 호응을 얻을 수 있지 않겠냐”며 “그래서 내년 4월에 실시될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비교적 낙관적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극단적 선택으로 판이 커진 ‘미니 대선’을 9개월 앞에 두고 자신감을 드러낸 셈이다.
김 위원장은 이어 서울시장 후보로 누가 적합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비교적 참신하고 새로운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이 나와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흔히 쓰는 ‘상용구’이긴 하지만, 중진급 인사들은 부적절하다는 뜻을 다시 한 번 밝힌 셈이다.
그는 이어 당 혁신을 통한 대선 승리 의지를 밝히며 ‘100년 수권 정당’을 목표로 두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김동연 전 부총리, 홍정욱 전 의원 등 당 밖 인사들을 대선 주자로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중에 몇 분은 제가 상상하건대 그런 욕망을 갖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여론조사에서 여권 1위 후보로 떠오른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선 “그분이 실질적으로 대권에 야망을 가졌는지 정확히 판단할 수 없고, 그건 현직에서 물러나서 실질적으로 의사표시를 하기 전까지 뭐라고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판단을 미뤘다. 김 위원장은 또 스스로 대권에 대한 의지는 없는지 묻는 말에는 “잘 아시는 것처럼 내가 지금 나이가 80살이 다 됐는데, 80살 이후의 삶은 덤으로 사는 삶”이라며 “그런 생각은 지금 전혀 갖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통합당 혁신을 위한 노력도 구체적인 성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정상적인 선거를 한다면 여당이 성공을 할 수가 없다. 필패를 할 수밖에 없는데, 통합당이 그 실패한 거를 받아먹을 수 있을 정도의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며 “소속 의원들이나 당원 전체가 집권하겠다는 열망을 가지고 노력을 하면 그것이 가능하다고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권력구조 개편과 관련해 여당의 제의가 있다면 적극 검토할 것이라며, 그 형태는 내각제가 적절하다는 뜻도 피력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에게 주어져 있는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입법, 사법, 행정 모든 것을 임의대로 운영하는 이런 시스템이라는 것은 더 이상 우리나라 국민의 지적 수준으로 놓고 봤을 때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솔직히 얘기해서 권력구조의 개편을 하겠다는 제의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 위원장이 가장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 대답이었다.
그는 이어 외교·국방과 사회·경제 등 내·외치를 나눠 대통령과 총리가 권한을 나눠지는 이원집정부제는 대안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원집정부제라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것 같다. 결국에는 대통령제를 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내각제로 가는 둘 중에 하나밖에 없다”며 권력구조 개편의 밑그림으로 내각제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밝혔다. 다만 “민주당이 4·15 총선에서 굉장한 다수를 얻어 그 황홀경에서 아직 빠져나오지 못한 상황이 아닌가. 그렇다면 권력구조 개편 같은 것이 지금 대두가 될 가능성은 굉장히 희박해 보인다”고도 짚었다.
이주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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