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인국공 로또취업 성토대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미래통합당의 청년문제 전문해결모임인 ‘요즘것들연구소’ 출범 첫 행사다. 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공사 최종면접 불합격 발표를 보고 펑펑 울었다. 실력 부족이라 생각했었다.”
“남의 떡에 헛물켜고 밥그릇 뺏길까 전전긍긍하는 이기적 청년으로 묘사하지 말아달라.” 날 선 비판이 쏟아졌다. ‘청년문제 전문해결모임’을 내세우며 미래통합당 원내외 10여명이 만든 ‘요즘것들연구소’가 29일 개최한 ‘인천국제공항공사 로또취업 성토대회’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청년은 “운의 정도가 평등이념의 선을 넘어섰다. 결과의 평등 아닌 과정의 평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성토했다. 이 자리에는 하태경·김웅·임이자·허은아·황보승희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 등이 참여해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평소 젊은 유권자들에게 취약한 야권이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보안검색요원 정규직화 논란을 계기로 ‘20대 민심 잡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황보승희 의원은 이 자리에서 “통합당이 어떻게 청년 세대와 진짜 소통을 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을 한 끝에 연구소 출범을 알리게 됐다. 고민의 첫번째 결론은 저희들 모두가 꼰대란 사실을 인정하자는 것”이라며 “(문제 해결을 위해) 청년의 목소리를 듣고 직접 연구하는 것부터 차근차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국민의당도 ‘불공정과 특혜 없는 일자리를 위한 취업준비생들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안철수 대표는 “공정, 정의, 요즘 이 말을 들으면서 절망하는 청년들이 많다”며 “반드시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반면 여당은 ‘입단속’에 나섰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화 문제 관련해선 청년의 고통을 먼저 이해하고, 관련된 당의 정책부터 말해달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사실관계도 중요하지만 청년실업 등의 문제에 우선 공감하는 자세를 보여달라는 당부였다”고 전했다.
정치권이 청년층 여론에 민감한 이유는, 현재 공공기관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해 가장 반발하는 집단이 20대이기 때문이다. 리얼미터가 <와이티엔>(YTN) 의뢰로 지난 26일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벌인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 공감도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4.4%포인트)에서도, ‘역차별 우려 중 부작용을 고려해 정규직 전환을 보류해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한다는 의견은 45.0%, ‘장기적 고용체계 변화를 위해 정규직 전환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은 40.2%로 나타났다. 연령대로 따져보면 20대에서 정규직 전환을 보류해야 한다는 응답이 55.9%로 가장 높았다.
장나래 정환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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