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선거권 국민연대\'가 1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 출범식에 참석한 청소년들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내년 총선부터 선거 연령이 만 18살로 낮아지면서 투표소에 첫발을 내디딜 ‘새내기 유권자’를 겨냥한 각 정당의 전략에도 관심이 쏠린다. 약 53만명으로 예상되는 만 18살 유권자들이 선거판을 뒤흔들 결정적 변수는 아니지만, 정치권이 최근 공들이고 있는 ‘청년 이슈’와 맞물려 핵심 공략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들의 표심이 내년 총선의 풍향계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발 빠르게 총선 준비에 나선 더불어민주당은 ‘인재 영입’과 ‘청년 정책’이라는 두 축으로 청년 민심을 사로잡을 방침이다. 프로게이머 출신 유튜버 황희두(28)씨를 총선기획단 위원으로 섭외한 데 이어, 29일 ‘20대 청년’ 원종건(27)씨를 총선 인재 2호로 영입한 것도 이런 전략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김성환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은 “앞으로도 젊은 2030세대 중에 다양한 영역을 대표하는 분들을 추가로 영입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모병제 검토’나 ‘청년 신도시 조성’ 등의 청년 맞춤형 이슈를 던진 바 있다.
진보정당은 이번 총선을 정치권의 ‘세대교체’를 이끌 계기로 보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정치가 매우 낡았기 때문에 만 18살 선거권 부여는 최소한의 조처라고 생각한다”며 “여기서 더 나아가 만 16살까지 선거권을 부여하고, 피선거권도 20살 이하로 낮추는 노력을 21대 국회에서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심 대표는 또한 정당 가입 연령을 만 19살로 제한해둔 정당법을 언급하며 “청년들의 정치 참여에 가장 큰 족쇄가 되고 있다. 위헌 소송을 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 차원의 청소년위원회를 운영해온 민중당은 총선을 앞두고 ‘청소년 유권자 정책선호도 조사’ 등 청소년이 직접 참여하는 선거운동을 계획하고 있다. 만 16살까지 선거 연령 하향을 주장하는 녹색당의 신지예 공동운영위원장은 “고등학교에서부터 정치와 관련된 논의가 활발해질 것이고, 제도권 정치에서도 청소년들의 요구를 공식적으로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기성 정치권에 미치는 청소년의 영향력도 점점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수진영에서는 현재 창당 작업 중인 ‘새로운보수당’(새보수당)이 가장 적극적이다.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 최대 50%까지 청년층으로 공천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새보수당은 과거 선거 연령을 낮추는 문제에 유보적 태도를 보였던 게 청년층 마음을 사로잡는 데 실패한 원인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새보수당 창당에 참여하는 한 의원은 “공정과 정의에 민감한 ‘청년 보수’가 많다. 선거 연령 인하가 보수에 불리하다는 것은 편견”이라고 말했다.
선거 연령 낮추기에 반대해온 자유한국당은 ‘18살 유권자’ 대비에 가장 소극적이다. 한국당의 한 중진 의원은 “요즘 젊은 보수들이 많다지만 그것도 상대적인 이야기”라며 “젊은층에선 확실히 불리하다. (2005년) 19살 인하 때도 타격이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만 18세 청년에게 투표권을 주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며 “한국당 또한 청년들이 선호할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는 인재 영입과 정책 제시를 서둘러야 한다”고 당 차원의 대비를 촉구했다.
황금비 정유경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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