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골프를 즐기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 부부. 국가기록원 제공
알츠하이머를 이유로 재판 출석을 거부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 골프를 즐겼다는 <한겨레> 보도(
▶“알츠하이머라 재판 못 간다”던 전두환, 멀쩡히 골프 쳤다)에 대해 정치권은 “후안무치”라고 비판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16일 “지난 1월7일 광주지방법원 재판에는 독감과 고열로 외출이 어렵다며 법정 출석을 거부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자신을 민주주의의 아버지라며 치켜세운 부인과 함께 지난 12월 버젓이 골프장을 찾아 골프를 즐겼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군사 독재 정권의 아버지를 자처하며 군홧발과 총칼로 국민을 짓밟은 역사 앞 대죄인 전 전 대통령은 이제 대한민국 사법체계마저 농락하며 경거망동의 정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법원 대신 골프장을 찾은 전 전 대통령의 후안무치함은 반드시 심판받을 것”이라며 “법원은 (오는 3월11일로 잡힌 형사 재판에) 전 전 대통령을 반드시 출석시켜 그가 뿌린 죄악의 역사를 단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골프 치러 다닌다니 세계 의학계에 희귀사례로 보고될 케이스”라며 “이래 놓고 광주 재판에 참석할 수도 없고 5·18 진상규명에도 협조할 수 없다니 천인공노할 일이고, 전직 대통령으로서 최소한의 진실성도 품위도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지금 자유한국당의 5·18 진상규명위원 추천을 놓고 비난이 들끓고 있다”며 “진상 규명이 아니라 방해의 목적으로 진상규명 위원을 추천한 자유한국당은 추천을 즉각 취소하고 추천권을 반납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도 “전 세계 의학계가 놀랄 ‘세상에 이런 일'이다. 심지어 전 재산이 29만원뿐인데 골프를 치러 다니다니 국민들은 기막힐 따름”이라며 “더는 어떠한 핑계도 용납할 수 없다. 끝 모를 국민 기만과 사기극 막기 위해 법의 심판대에 조속히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전 전 대통령 쪽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은 전 전 대통령의 재판이 예정돼 있던 지난 7일 그의 불출석 의사를 밝히며 “전 전 대통령은 방금 한 일도 기억이 안 되는 상태로 하루에 열 번도 넘게 이를 닦고 그런다”며 “거기(법정)에 왜 나가는지를 설명해도 상황 파악을 못하고 정상적인 진술을 할 수 없다. 알아들어도 2~3분이 지나면 까먹어서 기억을 못 하는 상태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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