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가운데)이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용진 위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삼성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를 실행한 혐의가 내부 문건으로 드러난 만큼 모회사 삼성물산에 대한 감리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경제부처 예산 심의에 참석해 예결위원인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를 삼성 내부 문건이 자백한 만큼 금융감독원이 지금이라도 감리에 착수해 삼성물산의 분식회계 건을 조사해야 한다”고 말하자 이 같이 말했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본잠식 등 위협을 피하기 위해 고의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했고, 이 같은 행위는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경영권 승계와 관련이 있다는 삼성 내부 문건이 <한겨레> 보도로 드러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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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최 위원장은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그동안 오래 전부터 (조사를) 진행해왔는데 심의의 공정한 진행을 위해 저는 어떠한 의견도 제시하지 않아왔고 회의 진행 경과 등도 보고받지 않고 있다”며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문제의 ‘내부 문건’에 대해 최 위원장은 “그런 자료가 제출돼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 “내용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증선위가 삼성 감싸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는 박용진 의원의 발언에 “전혀 근거가 없는 내용이라고 본다”고 반박했다. 최 위원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사건은 고의에 의한 것 아니냐”는 박 의원의 질문에 “의원님이 말하는 부분들이 지금 이 사안의 핵심적 내용 중 하나일 텐데 이 역시 증선위에서 판단할 것”이라며 “아마 논의가 되고 있을 것으로 저는 본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회계법인을 감독하고 감시해야 할 금융 당국이 제대로 반응하고 그 때 즉시 움직였더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지금가지 논란과 의혹에 대해 (금융 당국이) 아직까지 결론을 못 내리고 있는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우리 기업들이 보다 투명하고 공정하게 회계 처리를 할 수 있도록 여러 제도 개선의 노력을 해오고 있지만 앞으로도 부족한 점을 고치고 강화하겠다”라며 “(내부 문건은) 이미 증선위에 제출돼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으리라고 생각하며 의원님이 제기한 의혹도 증선위에서 이미 상당히 깊게 논의되고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일부러 시간을 끌 이유는 전혀 없다”며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최대한 공정한 결론이 내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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