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주 의원(오른쪽)이 지난해 3월28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관영 당시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현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이야기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모인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가 첫 발을 뗀 5일, 정부 예산안 심사를 앞둔 국회에선 여야 의원들 사이에 몸싸움 직전 위기까지 다툼이 벌어졌다.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2019년도 예산안 심사를 위한 첫 전체회의를 연 가운데, 현 상황을 위기로 볼 것이냐 아니냐를 놓고 여야가 극명하게 대립했다. 이날 출석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사회·경제 문제 해결을 위한 확장적 재정정책”이라고 내년도 예산안을 소개하자, 야당은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경제가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는 각종 통계수치를 제시한 뒤 “재정을 통해 정부가 일자리를 만든다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겠느냐”며 소득주도성장론을 비판했다. 반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98년 외환위기와 2009년 금융위기 당시 경제 지표를 2018년 상반기 지표와 비교하며 “과연 지금이 그 당시보다 힘드냐”며 “위기를 조장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장제원 의원이 지난3월23일 국회 정론관에서 양승동 한국방송 사장 후보자 성폭력 은폐축소 무마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그러자 예결위 자유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이 박 의원의 발언에 항의하고 나섰다. “박영선 의원께서 송언석 의원이 대한민국 경제 위기를 조장하고 있다는 말을 하는데,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 강하게 이의를 제기했다. 장 의원은 “(민주당 쪽에서) 교묘하고 야비하게 이야기를 한다”며 “송 의원이 기재부 차관 출신이고 전문가인데, 송 의원이 제기한 통계에 대해 야당이 위기를 조장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독해능력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는 과정에서 박완주 민주당 의원과 장제원 의원 간 고성이 오갔다. 박 의원이 장 의원을 향해 “독해능력 없는 게 국회의원이라고”란 말로 쏘아붙이자, 장 의원은 “저런 게 독해도 못하는 사람 주장”이라고 맞받아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박 의원이 장 의원에게 “너 나와”라고 말했고, 장 의원은 “나가자. 쳐 봐라”라고 맞서는 등 험한 말을 주고받으면서 몸싸움 일촉즉발의 위기로 번졌다. 두 의원은 회의장 밖 로텐더 홀로 나가 설전을 이어갔지만, 물리적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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