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인적쇄신을 책임지고 있는 조직강화특별위원회의 전원책 위원. <한겨레> 자료 사진.
자유한국당이 이른바 ‘태극기 부대’에 잇달아 ‘러브콜’을 보내면서 ‘보수 통합이 극우까지 포괄한 통합이냐’는 비판을 사고 있다. 지난 7월 출범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보수 가치 재정립을 내세웠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이 극우 세력을 끌어들여 ‘세 불리기’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전원책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은 22일 <한국방송>(KBS) 라디오에 출연해 태극기 부대에 대해 “나라를 걱정하고 직전 대통령을 구속시켜 추락한 국격을 걱정하는 분들”이라며 “그분들이 극우도 아닐 뿐 아니라 그분들이 ‘그릇된 판단을 무조건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주 잘못된 시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분들 빼고 뭐 빼고 하면 (보수 대통합을) 어떻게 하냐”며 “시위 때 나온 얘기가 그분들 생각의 전부는 아니다”라고 했다. 인적 쇄신을 책임진 전 위원이 태극기 부대도 통합 대상으로 삼고 있음을 거듭 명확하게 밝힌 것이다.
김병준 비대위 위원장이 영입을 추진하는 인물들도 마찬가지다. 김 위원장은 최근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과 잇달아 만나며 보수 통합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황교안 전 총리는 박근혜 정부 인사이자 공안검사 출신으로 태극기 부대와 이념이 맞닿아 있다. 오세훈 전 시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보수 단일대오를 구축하는 데 ‘태극기 부대’도 당연히 수용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자유한국당이 태극기 부대까지 포괄한 통합에 나서려는 것은 ‘박근혜 정부’에 대한 판단을 정리하지 못한 탓이다. ‘친박(근혜)’계와 ‘비박(근혜)’계 간 갈등만을 노출한 채 박근혜 정부가 청산 대상인지 계승 대상인지 당 내부 정리를 하지 못한 채 대통합만 강조되고 있다.
이 때문에 통합의 또 다른 축인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들의 영입 시도도 구체화하지 못하고 있다. 비박계의 한 중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잘못을 비판하고 탄핵에 찬성했던 이들과 태극기 부대의 생각이 같을 수가 없다”며 “태극기 부대 인사들을 통합 대상에 포함할 경우 당의 외연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축소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출신의 바른미래당 의원은 “우리 당이 합리적 보수를 강조하고 있는데 태극기 부대와 같은 당에서 활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정훈 송경화 기자 ljh9242@hani.co.kr[관련 영상] <한겨레TV> 정치 논평 프로그램 ‘더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