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원내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8일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는 서울시청을 방문해 서울교통공사 특혜 채용 의혹 관련 규탄대회를 하고 있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국정감사가 중반기에 접어든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서울교통공사 특혜 채용 의혹에 당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야당의 무대라 할 수 있는 국정감사에서 이렇다 할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던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의 공공기관 정규직화 정책을 비판하면서 보수층에 소구력 있는 민주노총, 통합진보당 이슈까지 내세울 수 있는데다 관할 책임을 진 박원순 서울시장까지 타격할 수 있다는 판단이 모두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김용태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은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교통공사의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한 서울시 해명을 반박하며 또 다른 친인척 채용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서울교통공사의 전임 노조위원장 아들이 비정규직이었다가 무기계약직이 되고, 이번에 정규직이 됐다”며 “전임 위원장인지, 전전임 위원장인지는 모르겠지만 김아무개 위원장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지난 16일 이번 특혜 채용 이슈가 제기된 뒤 3일 내내 하루도 쉬지 않고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16일엔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도 같은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오늘(18일) 서울시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는 서울시청 1층 로비를 찾아 ‘긴급 규탄대회’를 진행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서울시 산하 기관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8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자유한국당이 이번 이슈에 ‘올인’하는 데는 국감 기간 내내 지지부진했던 분위기를 쇄신하려는 전략적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 이번 감사는 정권 교체 뒤 사실상 첫 국감이라 할 수 있지만, 112석을 가진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평가가 많았다. ‘국감 스타’도 야당이 아닌 여당에서 나왔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로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내용 자체도 자유한국당이 ‘야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기조에 딱 맞아떨어진다는 평가다. 문재인 정부 들어 시작된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대해 야권은 반대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손에 잡히는 사례를 제시하지 못해왔다. 여기에 민주노총과 통합진보당 출신 인사들까지 이번 사안에 얽혀 있어 보수층의 관심을 응집할 수 있는 소재라는 게 자유한국당의 판단이다.
당 관계자는 “고용 세습 문제는 대중적 관심을 모을 수 있고 민주노총도 걸려 있어 여러가지로 뻗어나갈 수 있는 사안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국감을 전부 뒤집을 순 없겠지만 정부 공격에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는 건”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서울시가 관할하는 기관인 만큼 민주당 차기 주요 주자인 박원순 시장까지 동시에 타격이 가능한 점이 자유한국당의 동력을 높이고 있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연일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국감 이후 하반기 국회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다. 여기에 바른미래당까지 이날 “국정조사를 통해 진상을 밝힐 것을 촉구한다”(김관영 원내대표)며 동조하고 나서 공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송경화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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