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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국감 초반 성적 손혜원 ‘병살타’ 박용진 ‘홈런’…2라운드 돌입

등록 2018-10-14 17:40수정 2018-10-14 20:40

‘비리 유치원’ 공개한 박용진 ‘주목’
손혜원, 선동열 증인 소환 ‘역풍’
‘벵골 고양이’ 김진태도 비판받아
이번주 최저임금·탈원전 등 쟁점
2018년 국정감사 초반전이 지나갔다. 출범 1년5개월을 맞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 사실상 첫 감사가 진행되는 만큼 야당은 송곳 검증을 예고했으나 ‘한 방’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여당에선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비리 의혹 사립유치원 명단을 공개하며 이슈를 선점하는 등 활약이 두드러졌다.

이번 국정감사는 10월10일~29일 진행되며, 운영위원회와 정보위, 여성가족위만 10월30일~11월7일까지 감사를 이어간다. 교육위의 경우 교육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등 주요 국감 일정이 앞쪽에 몰려있다. 초반 성적표가 국정감사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다.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 ‘역풍’ 부른 벵골 고양이와 선동열

국감 초반, 화제를 불러일으키려고 의원이 데려온 동물이나 신청한 증인 등이 되레 ‘역풍’을 부른 사례가 많았다.

압권은 벵골 고양이였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얼마 전 사살된 퓨마 관련 이슈를 제기하기 위해 지난 10일 국무조정실 국감에 데리고 나온 것이다. 그러나 우리 안에 갇혀 벌벌 떠는 듯한 고양이의 모습이 중계되면서 동물단체 등으로부터 ‘학대’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를 의식한 듯 그는 다음날(11일) “이 아이는 밥도 잘 먹고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마셔요”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선동열 야구 대표팀 감독을 불러 질의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었다. 아시안경기대회 대표 선수 선발 과정을 따져보기 위한 자리였으나, 손 의원은 감독의 연봉, 근무 행태 등의 곁가지 문제를 물은 뒤 ‘선수 선발 문제점의 근거와 야구 지식이 부족하다’는 일부 스포츠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선 감독의 답변을 제대로 듣지 않고 ‘호통’ 치는 모습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손 의원은 다음날 페이스북에 자신을 향한 비판이 ‘왜곡’이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국정감사가 753개 정부 기관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만큼 칼날은 야당이 쥐고 있지만, 이번 국정감사에선 야당의 활약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양승태 사법 논란’, ‘가짜 뉴스’ 등 이슈가 산적한 법제사법위원회는 문재인 대통령의 ‘강정마을 사건 사면 검토’ 발언 등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집단 퇴장하며 연일 파행만 거듭했다.

국정감사장에 벵골 고양이를 데려왔다가 '동물 학대' 등 역풍을 맞은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아이는 밥도 잘 먹고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마셔요"라며 올린 사진. 김 의원 페이스북
국정감사장에 벵골 고양이를 데려왔다가 '동물 학대' 등 역풍을 맞은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아이는 밥도 잘 먹고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마셔요"라며 올린 사진. 김 의원 페이스북
■ ‘빅히트’ 초반 국감 스타는 여당서 배출돼

국정감사에서 여당은 방어에 치중하는 경우가 많아 ‘국감 스타’는 통상적으로 야당에서 배출된다. 그런데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여당 초선인 박용진 의원이 가장 많은 조명을 받았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인 박 의원은 비리 혐의가 적발된 사립유치원들의 명단을 전격 공개하며 학부모들의 큰 지지를 받고 있다.

박 의원은 국회 정무위에서 이건희 차명계좌 과세를 주장하고 삼성바이오 분식회계를 지적한 ‘삼성 저격수’였다. 은산분리를 완화하는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 제정에 반대했던 그는 20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 배정에서 정무위에서 남고 싶다는 뜻을 이루지 못하고 교육위로 자리를 옮겼다. 정치권에서는 박 의원의 이번 ‘비리 유치원’ 활약을 두고 정무위에서 타의로 방출된 데 따른 절치부심의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아직 ‘한 방’을 보여주지 못한 야권은 15일부터 진행될 2라운드에 더욱 칼을 벼리겠다는 계획이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14일 논평에서 “이번주 국정감사에서는 통계청장의 경질과 통계 왜곡, 재정시스템 부실 관리, 평양정상회담 뒤 발표된 남북군사합의 문제, 드루킹 게이트와 북한산 석탄 반입 문제, ‘문재인 케어’의 사회적 갈등 비용, 탈원전 정책의 실효성, 방송 장악과 정치편향성, 부동산 대책 및 교육정책의 실패 등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 실패와 부작용에 대해 본격적인 송곳 검증을 하겠다”고 밝혔다.

날짜별로 보면 15일 열릴 기획재정위원회의 통계청 감사에선 소득주도성장이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소득주도성장과 관련해 가계동향조사 결과와 통계청장 경질 문제를 다루겠다고 예고하고 있다.

16일 열릴 한국재정정보원 감사에서는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의 ‘미인가 정보 유출’ 의혹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16일 열릴 환경노동위원회의 최저임금위원회에 대한 감사와, 18일 진행될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대한 감사에서는 각각 최저임금 인상과 탈원전 정책에 대한 질의가 집중되며 야권의 공격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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