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재정정보시스템 접속 및 열람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2일 ‘비인가 행정정보 무단 유출’ 논란과 관련해 정부의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디브레인) 접속 장면을 보여주며 “불법이 없었다”고 항변했다. 반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불법적으로 얻은 정보”라고 강하게 반박하며 맞불을 놨다. 국회 본회의장은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쌍방’ 고성으로 내내 소란스러웠다.
이날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심 의원은 자신이 디브레인에 접속해 정보에 접근하는 장면을 찍어 화면에 띄우며 설명했다. 심 의원은 “(디브레인 접속 뒤) 조건을 다시 넣으라는 메시지가 나와 다시 해야되는구나 하고 ‘백스페이스’를 눌렀더니 바로 저렇게 디브레인이라는 폴더가 나타났고 그 안에 들어가보니 새로운 파일이 떴고 재정 집행 실적 등 여러가지를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심 의원은 “제 보좌진은 해킹 등 전혀 불법적인 방법을 쓰지 않고 100% 정상적으로 접속해서 자료를 열람했다”고 설명하며 “단순 클릭을 통해 들어갔고,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도 없었다”고 말했다.
시연 장면을 본 뒤 김동연 장관은 “(해당 자료는) 기획재정부도 권한이 없는 자료다. 극히 일부만 제한적으로 볼 수 있는 자료”라며 “분명히 ‘감사관실용’이라는 경고가 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뚫고 들어가고 결과적으로 발견한 걸 시연하고 그렇게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심 의원이 이에 “보지 말라는 주의 표시가 없지 않냐”고 반문하자 김 장관은 “괄호에 용도가 분명히 써있기 때문에 감사관실용이라는 표시를 봤으면 들어가지 말았어야 한다”고 답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오전 국회 본회의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을 상대로 국가재정정보시스템 접속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심 의원은 자신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등에 대해 압수수색이 이뤄진 데 대해 “법 집행이 아니라 정치쇼와 다름 없는 압수수색이었다”라며 “반성하라”고 말했다. 이에 김 장관은 “그건 우리 사법 당국에 대한 심각한 모욕으로 우려가 있다”고 반발하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심 의원은 “청와대 직원들이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의 마지막 참배일 등 국가 주요재난 당일과 을지훈련 기간에도 업무추진비 카드로 술집을 다닌 것이 확인됐다”며 디브레인 접속을 통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문제제기를 이어갔다. 김 장관은 정상적인 업무 수행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하며 “상호나 특정 사용을 가지고 얘기하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이 심 의원의 정보 접근에 대해 “불법적으로 얻은 것”이라고 표현하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자기들이 잘못해놓고 불법이라니!”,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고 외치며 반발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왜 남의 은행 계좌에 들어가냐”, “불법 정보 반납하라!”고 맞대응하면서 본회의장은 고성으로 내내 가득 찼다.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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