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10일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한 국회의장단과 여야 5당 대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9명을 국회·정당 특별 대표단 자격으로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해달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문희상 의장 등 국회 관계자들은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문희상 국회의장 쪽은 입장문을 내어 “청와대로부터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국회의장단과 외교통일위원장이 동행해달라는 공식 초청을 받았다”며 “정상회담 공식 특별수행원이 아니라 정상회담기간 별도의 남북국회회담 일정으로 동행해 달라는 설명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주영 부의장, 주승용 부의장 및 강석호 외교통일위원장을 차례로 만나 협의한 결과 정기국회와 국제회의 참석 등에 전념하기 위해 동행하지 않기로 했다”며 “제3차 남북정상회담 후 열릴 가능성이 있는 남북국회회담에 여야가 뜻을 모아 함께 참여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청와대의 제안에 앞서 원내대표들이 불참 의사를 밝혔는데도 대상을 바꿔 재차 초청했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각 당 대표를 이렇게 (초청 명단에) 끌어넣는 것은 상당히 정략적”이라며 “남북정상회담을 불과 며칠 남겨두고 각 정당 대표도 같이 참여하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되물었다. 또 자유한국당 신보라 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동행에 신경쓰기보다 북핵 폐기를 위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실질적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 낼지 더 고민해주길 바란다”며 “자유한국당은 이번 동행요청을 사양하겠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김삼화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어 “정부의 책임하에 이루어져야 하는데 여야 대표들까지 부르는 쇼로 만들 것이냐"며 “남북정상회담에 가지 않겠다고 밝혔는데도 임종석 비서실장이 또다시 초청하겠다는 것은 야당을 압박하고 야당이 비협조한다는 굴레를 씌우는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불참 의사를 밝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참여를 요청했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방북단에 함께하는 것은 남북화해 협력과 평화의 길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만큼 국회 및 정당 대표 모두 동행해 달라”고 촉구했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역시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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