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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영남쪽 느슨한 문 대통령 지지, 불황·드루킹에 쑥 빠져”

등록 2018-08-13 05:00수정 2018-08-13 11:06

민주당 대의원들이 전하는 민심

두달새 TK 23%p, PK 27%p 하락
“울산 중공업 무너져 남편 실직
정치 관심 갖다가도 실망감 커”

“부울경 최대 이슈는 김경수 지사
수도권과 달라서 큰 영향 미쳐”

“문 대통령 ‘바람’ 따라간 보수층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쑥 빠져”
“‘노회찬 현상’에 정의당 옮겨가기도”
12일 오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대의원대회에서 추미애 대표(가운데)와 당대표, 최고위원 후보들이 손을 맞잡아 들고 인사하고 있다.  제공=더불어민주당
12일 오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대의원대회에서 추미애 대표(가운데)와 당대표, 최고위원 후보들이 손을 맞잡아 들고 인사하고 있다. 제공=더불어민주당
“원래 (민주당) 뿌리가 약한데다, 경제도 어렵고 김경수 지사 문제도 있고….”

지난 11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만난 대의원 김아무개(56)씨의 표정은 어두웠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 후보가 나서서 포부를 밝히는 ‘축제 현장’이었지만, 대의원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보수정당의 ‘아성’이던 부산·울산·경남(부울경)에서도 민주당 광역단체장이 사상 처음 당선됐지만, 이어 닥친 ‘악재’에 두달여 만에 지역 분위기가 나빠진 탓이다. 지난 10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문재인 대통령 지지도는 처음으로 50%대로 내려앉았다. 특히 부울경 지역의 이탈이 컸다. 6·13 지방선거 직후인 6월 둘째주와 견줬을 때, 부울경의 문 대통령 지지율은 27%포인트가 떨어지며 다른 지역보다 큰 하락폭을 보였다. 지방선거 기간 동안 ‘변화의 가능성’을 보였던 대구·경북에서도 23%포인트가 빠진 39%로 나타났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더불어민주당이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8·25 전국대의원대회를 앞두고 지역별 시·도당대회를 열고 있는 가운데, 11~12일 부산·대구 등에서 만난 영남 지역 민주당 대의원들은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당원들의 대표 격인 이들은 경제 불황과 ‘드루킹 의혹’ 관련 김경수 경남지사의 특검 조사 등의 악재가 애초 보수적인 영남 지역에서 지지층 이탈로 이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울산에서 만난 대의원 서경숙(47)씨는 “울산은 중공업이 폭삭 망했다. 협력업체에서 일하던 남편도 일이 없어서 지난달에 서울에 갔다”고 했다. 그는 “빈부격차는 크고 정치에 관심을 갖다가도 ‘내가 관심 가지면 뭐하노’ 하면서 실망감이 크다”고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12일 대구 대의원대회에서 만난 이정현(34)씨는 “대구는 내수 산업이 다른 광역시와 견줘도 매우 약한데, 그런 상황에서 많은 영세사업자와 자영업자들에게 최저임금 인상 문제가 훨씬 더 무겁게 다가온 것 같다”고 짚었다.

김경수 경남지사의 드루킹 특검 소환조사도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도 많았다. 경남 대의원대회에서 만난 김아무개(54) 대의원도 “수도권에서는 김경수 지사 건을 작게 생각할 수 있는데, 시골 정서상 경남지사로 계시는 분이 연루되다 보니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짚었다. 경북 대의원 장현국(24)씨는 “뉴스에서 계속 김 지사 특검 조사 보도가 나오다보니, 사실관계를 꼼꼼히 따지며 뉴스를 보지 않으면 사정을 잘 알 수 없다. 드루킹 특검 조사가 대통령 지지율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했다.

지방선거 당시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에 대한 반감, 한반도 평화 정착 기대 등이 ‘문재인·민주당 바람’으로 나타났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애초 ‘헐거웠던’ 지지가 빠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경남 대의원 김아무개(55)씨는 “지금 중도·보수가 흔들리는 건데 이들은 문 대통령을 ‘바람’에 의해 지지한 것이지 좋아서 지지한 게 아니다”라며 “조금이라도 대통령이 못하면 이들은 쑥 빠진다. 여기는 보수 지역”이라고 했다.

노회찬 전 의원 변수로 지지층이 이동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부산 대의원 이아무개(54)씨는 “사회인 야구를 같이 하고 있는 30~40대 젊은이들이 노 전 의원 얘기를 많이 한다. 그를 잘 몰랐는데 세상을 떠난 뒤에 조명되면서 좋은 점들이 많이 부각되니까 (민주당에서 정의당으로) 많이 옮겨가더라”고 귀띔했다.

영남 지역 대의원들은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실점 가능성’을 차단하고 협치를 통해 성과를 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구 대의원 정아무개(48)씨는 “당·정·청 협의를 더욱 긴밀히 해나가며 국민들이 민감하게 느끼는 일자리와 최저임금 등 경제 분야에 대해 보수 정치권·언론으로부터의 문제 제기를 차단해야 한다”고 했다. 울산 대의원 김용기(61)씨는 “박근혜 정부의 잘못한 것만 얘기할 게 아니라 야당과 협치를 해서 해야 할 일을 실제로 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 안동/김규남 기자, 부산 울산 창원/서영지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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