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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안·이 “내편만 예뻐해” “말 바꿔”↔ 문 “상황따라 흐르는 게 정치”

등록 2017-03-17 20:56수정 2017-03-17 22:18

-민주 경선 4차 토론회-
안희정·이재명, 문재인 집중공격
국민안식년제·법인세인상 공방

O·X 코너서 ‘사드 당장 철회’ 질문에
이재명 O팻말, 문·안 답변 유보
17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선 후보 경선 4차 토론회에 참석한 주자들이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문재인·이재명·최성·안희정 후보. 맨 왼쪽은 토론회 사회를 본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 국회사진기자단
17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선 후보 경선 4차 토론회에 참석한 주자들이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문재인·이재명·최성·안희정 후보. 맨 왼쪽은 토론회 사회를 본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 국회사진기자단
매 경기가 살얼음판인 중하위팀과 ‘비겨도 본선행’인 조 수위팀의 축구 경기 같았다. 100분 내내 이어진 ‘2·3위 연합’의 파상 공격에 1위 주자는 ‘선수비-후역습’의 버티기 전술로 맞섰다. 17일 오후 서울 퇴계로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4차 합동토론회는 문재인 후보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하는 상황만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 탓인지, 안희정·이재명 후보의 공격이 문 후보에게 집중되는 양상이었다. 두 후보 모두 10분씩 주어진 주도권 토론시간의 70% 이상을 문 후보 공격에 할애했다.

■ 문재인에 리더십·말바꾸기 공세 안 후보는 문 후보의 리더십을 둘러싼 3차 토론회 공방 과정에서 문 후보가 “당을 떠난 분들은 (나와 권력투쟁을 벌이다 떠난 게 아니라) 혁신에 반대해서 나간 것”이라고 한 발언을 문제 삼았다. 안 후보는 “문 후보가 대표를 할 때 당을 나간 분들이 대체 어떤 개혁에 반대해 나간 것이냐. 어려울 때 당을 같이 한 동지들에 대해 반혁신이라고 하는 건 지나친 표현 아니냐”고 몰아세웠다. 문 후보가 이에 대해 “공천도 밀실에서 적당하게 몫을 나누는 정치문화를 끊어내려는 노력에 대해 이런저런 반대의 움직임이 있었다”고 답변했지만, 안 후보는 “당시 상황을 돌이켜보면 대단한 혁신안을 가지고 부딪친 것도 아니었다. 내 편은 무조건 예쁘게 봐주고, 권력싸움에서 반대진영에 서 있으면 배척하는 철학과 리더십으로 앞으로 대한민국을 어떻게 이끄시겠느냐”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재명 후보는 문 후보의 ‘잦은 말바꾸기’ 논란에 화력을 집중했다. 이 후보는 “문 후보가 촛불정국 초기엔 거국중립내각을 말하다가, 그 다음엔 (대통령의) 2선 후퇴와 명예로운 퇴진을 이야기하고, 마지막에야 탄핵으로 입장을 정리했다”며 “중대 사안에 대한 지도자의 입장이 이렇게 바뀌면 어떻게 국민이 믿고 따를 수 있겠느냐”고 문 후보를 공격했다. 문 후보가 “촛불집회를 정치가 주도하려고 해선 안 된다. 정치라는 건 상황에 따라 (민심에 맞춰) 흐르는 것”이라고 답했지만, 이 후보는 “어려울 땐 정치가 앞장서야 하고, 힘들 땐 따라가는 것이다. 사드에 대한 입장도 원점 재검토에서 국회 의견을 묻겠다는 것까지 네차례나 바뀌지 않았느냐”며 물러서지 않았다.

■ 전국민 안식년제 등 정책 공방 문 후보는 다른 후보들의 정책 문제에 집중했다. 최근 ‘전국민 안식년제’를 제시한 안 후보를 향해 “10년 근속하면 1년을 유급휴가를 줘 과로사회를 막는다는 취지엔 공감하지만, 주어진 법정 휴식도 못 누리는 자영업자·비정규직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정책 아니냐”고 비판했다. 자신의 법인세 정책을 ‘친재벌적’이라고 비판해온 이재명 후보에게는 “(이 후보가) 법인세 최고세율을 32%까지 높이자고 하는데, 모든 국가들이 법인세를 낮추는 방향으로 가는 흐름과 맞지 않다. 복지 재원을 늘리는 것은 좋지만, 기업을 죽이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역공했다. 문 후보의 공격에 안 후보는 “주5일 근무제 도입 때도 비슷한 우려가 있었다”고 반박했고, 이 시장은 “법인세 올린다고 기업들이 죽지 않는다. 독일·프랑스·일본 미국은 최고세율은 35%”라고 응수했다.

■ 이재명만 “사드 철회해야” 이날 토론회에 처음 도입된 O·X 현안 질문에서는 후보자간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났다. ‘이제라도 사드 배치를 철회해야 하냐’는 질문에 ‘O’ 팻말을 든 것은 이재명 후보가 유일했다. 이 후보는 “이미 결정된 것이니 어쩔 수 없다는 태도로는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단추가 잘못 끼워졌으면 처음부터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평소 한-미 간 사드 배치 합의를 존중하자는 입장을 밝혔던 안 후보는 동그라미 팻말을 들려다 다시 팻말을 내리고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안 후보는 “한-미의 기존 합의는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대선을 앞두고 황교안 정부 체제에서 조기에 졸속으로 처리하는 것은 분명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문재인·최성 후보는 “오·엑스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며 즉답을 피했다. ‘대통령이 되면 임기 내 개헌을 하겠다’는 문항엔 네 후보 모두 ‘O’ 팻말을 들었고, ‘자유한국당과의 연정’ 여부에 대해선 안희정 후보를 제외한 세 후보가 ‘X’ 팻말을 들었다.

이세영 이정애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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