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의 <성호사설> 글 인용한 글 페북에 올려
“임금이 어진 인재가 없다고 한탄하는 것은
잘 자란 곡식이 널려있는데 수확하지 않는 것과 같다”
“임금이 어진 인재가 없다고 한탄하는 것은
잘 자란 곡식이 널려있는데 수확하지 않는 것과 같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대표의 한 보좌관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당을 떠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조선 후기 실학자 이익의 <성호사설>을 인용한 글을 남겨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보좌관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간언하는 신하를 두려면… <성호사설> ‘간쟁하는 신하 일곱 사람’”이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글에서 “나라를 다스리는 임금은 간언하는 신하가 없다는 사실을 걱정하지 말고, 신하의 간언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점을 근심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대개 간언은 임금의 잘못을 나무라는 데 가깝다. 자신의 잘못을 지적받고 화가 나지 않는 사람은 없다”며 “그러나 임금이 간언을 듣고 분노하더라도 서슴없이 간해야 한다”고 했다.
보좌관은 또 “임금이 간언하는 신하가 없음을 근심하는 것은 논밭이 있으되 곡식을 심지 않음을 걱정하는 것과 같다”면서 “임금이 미리 신하의 간언을 받아들이는 통로를 활짝 열어놓는다면, 사람들이 가까운 곳이나 먼 곳을 가리지 않고 모두 팔뚝을 걷어붙이고 임금을 찾아와 가슴 속에 품은 식견을 거리낌 없이 털어놓고 간언할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사정이 이러한데 어찌 어진 인재가 나오지 않는다며 근심할 필요가 있겠는가?”라며 “임금이 어진 인재가 없다고 한탄하는 것은 들판에 잘 자란 곡식이 널려 있는데도 수확하지 않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글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
이 보좌관은 지난해부터 안철수 대표 곁에서 당 내·외부의 목소리를 안 대표에게 전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13일 사직서를 냈지만 아직 수리되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 보좌관이 올린 글이 최근 국민의당의 내부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당은 외부 인사 영입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가 원내 교섭단체 구성 실패, 당 지지율 하락 등으로 총선을 앞두고 고심이 깊어가는 분위기다.
해당 보좌관은 17일 오후 <한겨레>와의 온라인 메신저 대화를 통해 “저의 글로 본의 아니게 대표님께 누를 끼칠까 걱정이 됩니다. 제가 많이 부족함을 느끼고 사의를 표한 것”이라며 “국민을 대의하는 국회의원이라면 누구나 이익의 <성호사설> 이야기처럼 쓴소리를 중히 여겨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주시면 한다”고 밝혔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안철수 보좌관 페이스북 글 갈무리
이슈안철수 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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