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현안 공유해야 하는데…”
추미애 “누구를 위한 정치 하나”
이종걸쪽 “상황변화 없는 한 불참”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흠결 있는 최고위원회”라는 이유로 일주일째 회의 참석을 거부하고 있는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를 향한 당내 비판이 커지고 있다. 노동 5법 등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원내대표가 당내 ‘주류-비주류’ 갈등 속에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16일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이 원내대표의 회의 불참을 지적했다고 한다. 문 대표는 “노동5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 등 현안에 대해 원내대표가 최고위원들과 의견을 공유해야 하고 최고위원들의 의견도 반영해야 하는데 안 왔다. 전날 여야 선거구 획정 협상에서 만났을 때 오늘 최고위에 꼭 참석해달라 했는데 또 안 왔다. 다시 한번 참여해달라고 전해달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최고위에는 이 원내대표 대신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가 참석했다. 추미애 최고위원은 공개회의에서 “원내대표가 국민 앞에 협상 과정이 어떤지 고해야 하는데 보이지 않는다.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당내 갈등으로 주승용, 오영식 최고위원이 사퇴하자 이 원내대표는 지난 9일 “오늘부터 최고위에 불참하겠다. 흠결이 있는 최고위에 참석해 흠결을 보완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뒤 회의에 불참했다. 이 원내대표는 하지만 “당무 거부는 아니다. 원내 현안에 대해서는 더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비주류의 지지로 당선된 이 원내대표는 안 의원의 탈당 전후 그들의 움직임에 동조해 사실상 당부를 거부면서도 ‘당무 거부는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어정쩡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 이 원내대표 쪽은 “상황 변화가 없는 한 최고위 불참 의사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와 여당이 노동 5법 등의 통과를 위해 압박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최고위 등 당 지도부와 협력해야 할 원내대표가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으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면으로 보고하고, 이춘석 부대표가 대신 참석하는 것만으론 협의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비주류 쪽 최재천 의원의 사퇴로 정책위의장도 공석인데다 안철수 의원 탈당으로 촉발된 비주류 이탈이 예상보다는 큰 파장을 일으키지 못하면서 이 원내대표의 운신 폭은 더욱 좁아지고 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관련 영상] ‘안철수 신당’, 잘 되기 어렵다 /더 정치 2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