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호·유성엽·황주홍
탈당일 15→17일로 미뤄
비주류·호남권 모두 잠잠
탈당일 15→17일로 미뤄
비주류·호남권 모두 잠잠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직후 “후속 탈당할 인사가 30명은 된다”던 일부의 ‘호언’과 달리 비주류 의원들의 움직임이 잠잠하다. 탈당이 확실시되는 의원은 문병호·유성엽·황주홍 의원 3명뿐이다. 그나마 이들은 15일로 예고했던 ‘거사일’마저 ‘지역구 여론 수렴’을 이유로 17일로 미뤘다.
이들과 함께 ‘선도 탈당파’로 꼽히던 송호창 의원은 측근을 통해 당 잔류 의사를 밝힌 상태다. 부산을 방문중인 안철수 의원은 15일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탈당 결정 과정에서 송 의원과 계속 의논했다”며 “제가 차마 그것(탈당)은 요청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어 “송 의원은 저 때문에 (2012년 대선 때) 한번 탈당하고 다시 복당했다. (이번에 송 의원이 탈당하면) 두번째 탈당이 되는 셈”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송 의원이 당에 남겠다는 의지를 말하더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한 뒤, “본인의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했다. 본인이 판단하시라고 했다”고 전했다.
탈당설이 돌던 수도권 비주류는 물론 호남권 의원들도 ‘탈당’이란 말 자체를 입에 올리길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비주류 관계자는 “당을 나가는 게 무서워 숨죽이고 있는 것이라고 보면 오산이다. 문재인 대표가 내놓을 수습책을 지켜보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들도 정치적 결단을 내리는 데 여론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다. ‘비주류 좌장’ 김한길 의원 쪽 관계자는 “의원들이 모이기만 하면 언론에 보도된 여론조사 수치를 두고 설왕설래하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당내에선 안 의원 탈당에 대한 여론, 특히 신당에 대한 호남지역 여론 흐름이 비주류 의원들의 후속 행동을 좌우할 변수라는 데 이견이 없다. 안 의원 탈당 직후 실시된 몇몇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새정치연합 지지층에선 탈당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호남의 경우 ‘안철수 신당’과 새정치연합에 대한 지지도가 오차범위에서 각축한다.
수도권 비주류 의원들에게 발언권이 큰 김한길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기득권을 사수하려는 배타적 대결주의 정치가 통합을 저해하고 분열을 초래하고 말았다. 대의를 위한 지도자의 자기희생과 헌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 대표를 겨냥한 거취 압박으로 풀이된다. 당내에선 그가 문 대표의 사퇴를 조만간 요구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김 의원 쪽은 “사람들을 만나고 최종 결심을 하지 않겠나. 고심하고 있으니 좀더 지켜보자”고 말을 아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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