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12일 저녁 긴급 의원총회에서 13일 탈당 회견을 열기로한 안철수 의원의 탈당을 만류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안 의원은 13일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안철수 새정치 탈당
유성엽·황주홍 이번주 탈당할 듯
문병호 “연말까지 30명 이탈할것”
일부는 “15명 안팎일 듯”
호남 의원들은 일단 신중
“문 대표 대응 보며 진로 결정”
박지원 당 잔류 관측 높아
유성엽·황주홍 이번주 탈당할 듯
문병호 “연말까지 30명 이탈할것”
일부는 “15명 안팎일 듯”
호남 의원들은 일단 신중
“문 대표 대응 보며 진로 결정”
박지원 당 잔류 관측 높아
“당장 교섭단체 구성까지 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13일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선언 직후, 비주류 내 ‘기획통’으로 불리는 수도권 재선 의원은 비주류 일각의 ‘30명 탈당설’에 대해 “섣부른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즉각적인 집단 탈당을 결행하기엔 축적된 명분이 충분하지 않다는 얘기였다.
비주류 의원들은 당분간 문재인 대표 쪽의 대응과 중립지대에 있는 수도권 의원들의 움직임, 텃밭인 호남 여론을 지켜보며 탈당 시기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탈당이 유력시되는 문병호·유성엽·황주홍 의원도 당장 안철수 의원과 행동을 같이하기보다, 무소속 신분을 유지한 채 중간지대에 머무르다 내년 초 신당 세력들의 통합이 가시화될 즈음 정치행로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문병호 의원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늦어도 15일에는 탈당할 것”이라며 “2차, 3차 탈당이 이어지면 연말까지 (탈당 규모를) 최대 30명까지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비주류 일각에선 “우리 하기에 따라서 (탈당 규모는) 40~50명이 될 수도 있다”(김동철 의원)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이런 ‘호언’과 달리 비주류 쪽 신중파는 연말까지 탈당을 감행할 수 있는 의원 수를 15명 안팎으로 보고 있다. 문재인 대표의 이후 당 운영 기조와 호남 민심의 추이 등에 따라 의원들의 선택지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선도 탈당파’를 제외한 비주류 의원 다수는 당분간 탈당보다는 ‘당내 투쟁’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탈당이 ‘당을 바꾸기 위한 노력 끝에 내린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정치적 명분’을 쌓기 위한 수순이다. 다만 당내 투쟁의 방향을 두고선 비주류 안에서도 기류가 갈린다. 문 대표의 거취 문제에 집중하자는 ‘반문재인 투쟁론’과 당이 표방해야 할 가치·노선을 둘러싸고 전면전을 벌여야 한다는 ‘노선 투쟁론’이 그것이다.
비주류의 한 재선 의원은 “안철수 의원의 탈당 신호를 ‘엄포’로 보고 ‘나갈 자신 있으면 나가라’며 강경하게 밀어붙인 게 상황을 이렇게 만들지 않았나. 문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안이한 현실 인식으로 안 의원 탈당을 막지 못한 문 대표의 거취 표명을 압박하면서, 최재성 총무본부장과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 등 문 대표 주변 강경파에 대한 인적 쇄신론을 전면화하겠다는 얘기다.
반면 ‘노선 투쟁’을 주장하는 쪽은 안철수 의원이 탈당한 터에 더 이상 문 대표의 거취를 쟁점화하는 게 쉽지 않다고 본다. ‘혁신 드라이브’로 국면 돌파를 시도할 문 대표를 겨냥해 ‘분당 책임론’으로 퇴진을 압박할 경우 자신들의 ‘반혁신’ 이미지만 강화되고, 이후 탈당 결행 단계에선 ‘물갈이가 두려워 뛰쳐나간다’는 역공에 휘말릴 수 있다는 현실적 계산이 엿보인다. 비주류 관계자는 “중요한 건 당 안팎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패권적·폐쇄적·이념편향적 진보가 아니라, 포용적이고 확장력 있는 진보, 정권을 잡을 수 있는 진보로의 노선 전환을 내걸고 당내 세력을 규합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시켜 나갈 방침”이라고 했다.
당내에선 주류-비주류의 전면전이 벌어질 경우 안철수 탈당 국면에서 모호한 태도를 취해온 김한길 의원이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 의원은 이날 입장을 내어 “야권 통합을 위해 어렵사리 모셔온 안철수 의원을 막무가내 패권정치가 기어코 내몰고 말았다. 패배의 쓴잔이 아른거린다. 참담하다”고 문 대표 쪽을 비판했다. 당내에선 김 의원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시선이 많다.
반면 박지원 의원 등 호남 구민주계 의원들은 ‘신중 모드’다. 박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할 말을 잃었다. 제1 야당의 운명이 풍전등화다. 모든 것을 원점부터 다시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과 가까운 이윤석 의원은 “문 대표의 대응을 지켜본 뒤 진로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당내에선 박 의원이 탈당보다는 당에 잔류해 문 대표 쪽과 공존을 모색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비주류 구당모임 소속 의원들은 13일 저녁에 이어 14일 오찬회동을 열어 이후 진로를 논의한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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