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새정치 탈당
안 측근 “마지막까지 탈당 고심
현재로선 정해진 것 없다”
탈당 당위성 알리며
당분간 향후행보 구상할 듯
안 측근 “마지막까지 탈당 고심
현재로선 정해진 것 없다”
탈당 당위성 알리며
당분간 향후행보 구상할 듯
2014년 3월,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민주당과 통합해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한 안철수 의원은 당시 “호랑이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왔다”고 심경을 표현했다. 그로부터 1년9개월이 지난 13일, “당 안에서 변화와 혁신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탈당을 선언한 그의 앞길엔 짙은 어둠이 깔려 있다.
일단 그는 과거에 시도했던 ‘3지대 신당’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탈당 선언에서 “안에서 도저히 안 된다면, 밖에서라도 강한 충격으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한 대목에서 이런 의지가 읽힌다. 하지만 2013년 11월 새정치추진위원회를 꾸려 신당을 추진하던 때보다 훨씬 험로가 예상된다. 총선이 불과 4개월 앞으로 다가와 시간도 없고, 인적 자원도 그때보다 좋은 형편이 아니다.
안 의원은 탈당 기자회견 뒤 “앞으로 신당을 창당할 것이냐”,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것이냐”는 질문에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안 의원 쪽 관계자는 “마지막까지 탈당을 고심했기에 현재로선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안 의원에게 아직은 향후 행보에 대한 구체적이고 정밀한 설계도나 시나리오는 없는 것 같다. 새정치민주연합 비주류 세력의 이탈 규모와 호남 민심의 추이 등에 따라 안 의원의 구상도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안 의원은 먼저 같이할 수 있는 세력 규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과거 안 의원을 돕다가 새정치연합 창당과 함께 당으로 들어온 실무 당직자들 일부도 이미 안 의원 주변으로 모이고 있다. 지난 1주일 동안 그들은 안 의원의 ‘결단’에 촉각을 세우고 안 의원 쪽과 접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총선이 4개월 앞으로 다가와 당을 새로 만들기엔 시일이 촉박한 편이다. 정당법상 신당을 창당하기 위해서는 5개 이상의 시·도당(당원 1000명 이상)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정치권에선 안 의원이 독자 창당을 준비 중인 천정배 무소속 의원과 손잡고 호남을 중심으로 내년 총선에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과 경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안 의원이 당장 천정배 세력과 협력을 구체화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야권의 상황이 워낙 유동적이고 불투명해 서둘러 신당의 깃발을 꽂기가 곤란한 사정도 있다. 민주당과 통합하기 전에 안 의원을 도왔던 관계자는 “안 의원이 당분간 3지대에 머물면서 상황을 관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15일 부산, 17일 광주를 방문한다. 당분간은 민심을 듣고 탈당의 당위성을 알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이슈안철수 신당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