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새정치 탈당
‘강경독자 노선’ 계속 뜻 암시
‘강경독자 노선’ 계속 뜻 암시
“파도에 흔들릴지라도 가라앉지 않습니다.”
13일 안철수 의원이 탈당 회견을 한 지 6시간 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렸다. “정말 정치가 싫어지는 날입니다. 진이 다 빠질 정도로 지칩니다. 주저앉을까요? 하지만 그럴 수 없습니다. 호랑이 등에서 내릴 수 없습니다. (…) 아무리 파도가 높고 바람이 강하게 불어도 총선 승리에 이르는 새정치연합의 항해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시인이자 동료인 도종환 의원의 ‘파도 한가운데로 배를 몰고 들어가라’는 글을 인용했다. 한 어부가 태풍이 몰아치는 파도에 정면으로 맞서 배를 무사히 지킨 반면, 항구에 피신했던 배들은 죄다 부서졌다는 내용이다.
그는 이 글을 올리기에 앞서, 서울 종로구 구기동 자택에서 최재성 총무본부장,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을 만나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최 본부장과 진 위원장이 문 대표 측근 중 강경파에 속하는 인사들이란 점에서 앞으로도 문 대표가 최근 보여온 ‘독자적 강경노선’이 계속 이어질 것임을 암시한 셈이다.
문 대표의 한 참모는 “이제 문 대표는 스스로 말했듯 ‘뚜벅뚜벅’ 걸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넉달 남은 총선을 차근차근 준비해나가는 한편, 인적 쇄신과 인재 영입에 공을 들이겠다는 것이다. 인재영입위원장도 겸직하고 있는 문 대표는 지난 8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깜짝 놀랄 만한 인물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한 바 있다. 선출직 공직자평가위원회의 의원 지역구 여론조사도 일주일가량 안에 완료될 예정이어서, ‘현역 의원 20% 물갈이’를 위한 준비도 착착 진행중이다.
문 대표는 또한 이날 오후 정청래·전병헌·유승희·추미애·이용득 최고위원과 주요 당직자들이 함께한 가운데 서울 시내 모처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열었다. 당직을 사퇴한 주승용·오영식 최고위원은 물론, 비주류인 이종걸 원내대표도 불참했다. 이날 최고위원들은 “이런 때일수록 흔들리지 않고 결속하고 단합해서 어려운 상황을 수습하는 게 중요하다는 데 결론을 모았다”고 김성수 대변인이 전했다. 앞으로는 최고위원들이 더 이상 이탈하지 않고 문 대표를 중심으로 현 지도부 체제를 그대로 지켜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 새정치연합 당규에 따르면, 대표가 사퇴하면 최고위원 중 전당대회 득표율이 높은 순서대로 승계하되 2개월 이내에 전당대회를 열어 대표를 선출해야 하지만 최고위원이 사퇴할 경우엔 중앙위원회에서 선출할 수 있기 때문에 추가 사퇴자가 발생하더라도 전대를 열 필요가 없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이슈안철수 신당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