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혁신전당대회 개최를 거듭 요구하며 “이제 더 이상 어떤 제안도 하지 않겠다”고 문재인 대표를 향해 사실상 최후통첩을 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안, 탈당 가능할까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6일 자신의 혁신전당대회 개최 요구를 거부한 문재인 대표를 비판하며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결을 피하고 누른다고 해서 당 내부의 리더십이 온전하게 서지는 못한다”며 “혁신전당대회를 거부한 12월3일 결정을 재고해 달라”고 문 대표에게 요구했다. 안 의원은 이어 “(문 대표는) 저와 함께 우리 당을 바꿔 나갈 생각이 없다면 분명히 말해 달라. 더 이상 어떤 제안도, 요구도 하지 않겠다. 묻지도 않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당 안팎에선 탈당을 염두에 둔 수순 밟기라는 해석이 나왔다.
안 의원은 이날 자신의 ‘혁신전대’ 제안이 야당의 통합과 정권교체를 위한 충정이었음을 강조하며 문 대표의 ‘전대 불가론’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혁신전대가 분열과 대결의 장이 될 것’이란 주장에 대해선 “국론이 분열되는데 선거는 왜 하느냐는 논리와 다를 바 없다”고 반박했다. ‘시간이 부족해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주장에는 “지난 16년간 총선을 앞두고 한번의 예외도 없이 1월 또는 2월에 전대를 열었다. 문제는 시간이 아니라 기득권을 버리고 당을 살리려는 결단과 의지”라고 받아쳤다.
“더이상 제안·요구 없다” 배수진
대통령 후보 양보까지 거론하며
문재인 대표 ‘전대 불가론’ 비판
회견 뒤 서울 떠나 칩거 들어가 안쪽 “당에 남아도 정치기회 없다”
연말 전후 탈당 가능성에 무게
일각 “세력 없고 호남 지지 불투명”
탈당하기엔 위험 부담 지적도 정치 입문 뒤 자신이 “단 한차례도 분열의 길을 걸은 적이 없다”며 2011년 서울시장 후보직 양보, 2012년 대통령 후보직 양보, 2014년 민주당과의 통합을 하나하나 열거하기도 했다. 또 문 대표에 대한 자신의 비판을 “문 대표 개인과 권력싸움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당과 야권 전체의 존망이 달린 문제를 함께 풀어가자는 요청”이라며 “(문 대표가) 진정 당과 모두가 함께 사는 길이 무엇인지 숙고해 달라”고 압박했다. 안 의원은 회견 뒤 서울을 떠나 1주일가량 언론과 연락을 끊을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 쪽 말을 종합하면, 안 의원이 당장 탈당을 실행에 옮길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일단은 문 대표의 대응과 당 안팎의 반응을 지켜보면서 이후 플랜을 구체화할 공산이 크다. 안 의원 쪽 사정에 밝은 한 비주류 의원은 “두가지 선택지가 있다. 당에 남아 총선 이후를 도모하는 것과 탈당 후 ‘당 대 당’ 선거로 문재인과 진검 승부를 벌이는 것인데, 현재로선 탈당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했다.
안 의원 쪽도 연말을 전후한 탈당 플랜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당에 잔류하는 것은 ‘권력투쟁에서의 패배’를 자인하는 것으로, 자칫 ‘또다시 철수했다’는 당 안팎의 조롱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설령 총선에서 새정치연합이 패배하고 문재인 지도부가 붕괴하더라도 그 이후 안 의원에게 정치적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힘들다. 중립 성향의 한 당직자는 “문재인 체제로 총선에서 패배한다면, 야권 지지층의 눈길은 박원순 서울시장이나 손학규 전 대표로 쏠리지 않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탈당도 위험부담이 크긴 마찬가지다. 총선 국면에서 새정치연합과 경쟁구도를 만들기 위해선 일정 규모 이상의 세력 확보가 필수적인데, 안 의원에겐 스스로 이야기하듯 “계파도, 세력도 없는” 상황이다. 안 의원 쪽 관계자도 “탈당을 하더라도 함께할 가능성이 있는 현역 의원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고 했다. 안 의원 쪽에선 서울의 ㅂ, ㅊ의원의 이름이 흘러나오지만 이들이 ‘낙선’을 감수하고 모험에 동참할지는 미지수다.
현역 의원의 동반 탈당이 어렵다면 야당의 텃밭인 호남 민심의 지지라도 얻어야 하지만 이 또한 불확실하다. 호남 여론의 다수가 문재인 체제에 비우호적이나, 그 대안으로 안 의원을 상정하는 상황도 아닌 탓이다. 최근의 여론조사를 보면 호남 지역에선 박원순 시장이 1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문 대표와 안 의원이 2위권에서 각축하는 양상이다. 호남 사정에 밝은 한 당직자는 “박원순이란 유력 주자의 존재가 ‘비문재인 정서’의 반대급부를 안 의원이 취하는 상황을 막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박주선·박준영 등 ‘호남신당파’와의 제휴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안 의원 쪽은 부정적이다. ‘야권 혁신’이란 대의에 맞지 않고, 호남 유권자에게도 호소력을 갖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이세영 김의겸 기자 monad@hani.co.kr
대통령 후보 양보까지 거론하며
문재인 대표 ‘전대 불가론’ 비판
회견 뒤 서울 떠나 칩거 들어가 안쪽 “당에 남아도 정치기회 없다”
연말 전후 탈당 가능성에 무게
일각 “세력 없고 호남 지지 불투명”
탈당하기엔 위험 부담 지적도 정치 입문 뒤 자신이 “단 한차례도 분열의 길을 걸은 적이 없다”며 2011년 서울시장 후보직 양보, 2012년 대통령 후보직 양보, 2014년 민주당과의 통합을 하나하나 열거하기도 했다. 또 문 대표에 대한 자신의 비판을 “문 대표 개인과 권력싸움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당과 야권 전체의 존망이 달린 문제를 함께 풀어가자는 요청”이라며 “(문 대표가) 진정 당과 모두가 함께 사는 길이 무엇인지 숙고해 달라”고 압박했다. 안 의원은 회견 뒤 서울을 떠나 1주일가량 언론과 연락을 끊을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 쪽 말을 종합하면, 안 의원이 당장 탈당을 실행에 옮길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일단은 문 대표의 대응과 당 안팎의 반응을 지켜보면서 이후 플랜을 구체화할 공산이 크다. 안 의원 쪽 사정에 밝은 한 비주류 의원은 “두가지 선택지가 있다. 당에 남아 총선 이후를 도모하는 것과 탈당 후 ‘당 대 당’ 선거로 문재인과 진검 승부를 벌이는 것인데, 현재로선 탈당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했다.
이슈안철수 신당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