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승용 “문 찾아와도 복귀않겠다”
정청래 “부당 공격 맞받아치겠다”
문 대표 쪽 “정, 친노 아니지 않으냐”
주·정 ‘수습 논의 간담회’도 불참
정청래 “부당 공격 맞받아치겠다”
문 대표 쪽 “정, 친노 아니지 않으냐”
주·정 ‘수습 논의 간담회’도 불참
‘봉숭아학당’이란 비웃음을 산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이 해결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일 최고위원회 도중 정청래 최고위원의 ‘공갈 사퇴’ 발언에 격분해 자리를 박차고 나갔던 주승용 최고위원은 10일 “문재인 대표가 찾아와 설득해도 (당무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했고, 문 대표의 거듭된 권고에도 사과를 거부해온 정청래 최고위원은 트위터를 통해 “부당한 공격에는 맞받아치겠다”며 확전에 나섰다.
지역구인 전남 여수에 머무르고 있는 주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정 최고위원이 내가 ‘나가지도 않을 것이면서 호남 민심을 등에 업고 사퇴 카드만 만지작거린다’는 식으로 몰아가 결국 나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만든 것 아니냐. 문 대표가 여수에 내려와도 안 만난다”고 잘라 말했다. 주 최고위원은 다만 “문 대표더러 사퇴하라는 게 아니다. 문 대표가 ‘비선’에 의존한 당 운영을 전면 쇄신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야 당 내홍도 수습된다”고 덧붙였다. 주 최고위원은 문 대표의 비선에 의존한 당 운영 사례로 4·29 재보궐선거 패배 직후 광주 방문을 들었다. 그는 “광주를 간다면서 호남 출신 수석최고위원에게 일언반구도 없이 방문 일정을 일방 통보하는 법이 어디 있느냐. 측근들의 자문은 들을 수 있지만, 당 대표의 결정은 최고위를 비롯한 공조직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선 “나는 이미 사퇴한 사람이다. 문 대표가 패권주의 청산 의지를 밝히더라도 사퇴를 번복할 생각은 아직까지 없다”고 강조했다.
내홍 촉발의 당사자인 정청래 최고위원은 당 안팎의 사과 요구를 거부한 채, 자신의 최고위 발언을 비판한 박주선 의원을 겨냥해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려 했던 분이 요즘 분열·분란의 언어를 자주 사용한다”는 트위터 글을 올려 전선을 확대하고 나섰다. 정 최고위원 쪽은 “발언 방식을 두고 사과하라면 검토해볼 수 있지만, 발언 내용 자체는 철회할 수 없다는 뜻이 확고하다”고 전했다.
곤혹스러운 것은 문 대표다. 정 최고위원의 튀는 행보가 오히려 문 대표의 입지를 좁히고 재보선 참패에 따른 쇄신안 마련을 어렵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문 대표의 한 측근은 “대표가 두 차례나 사과하라고 공개적으로 권고했는데 말을 안 듣는다. 정 최고위원은 당의 앞길보다 ‘자기 정치’에 몰두하고 있다”고 했다. 또다른 측근은 “정 최고위원이 ‘친노·친문’이 아니라는 건 언론이 더 잘 알고 있지 않으냐”며 정 최고위원과 문 대표가 엮이는 게 부담스럽다는 기색을 내비쳤다. 문 대표는 이날 저녁 내홍 수습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최고위원 비공개 간담회를 소집했지만, 주승용·정청래 최고위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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