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당선되면 전재산 환원’ 선언할 듯
선대위 관계자 “사전논의 안돼…
현재가치로 환산한다는 건 아냐”
선대위 관계자 “사전논의 안돼…
현재가치로 환산한다는 건 아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4일 텔레비전 토론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받은 6억원을 환원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구체적인 절차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박 후보는 토론에서 “당시 아버지가 흉탄에 돌아가시고 어린 동생들과 살길이 막막한 상황에서 (전 전 대통령이) 배려하는 차원에서 (돈을) 준다고 했을 때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받았다. 나중에 다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말했다. 5년 전 당 대선 경선 후보 검증 토론회에도 돈을 받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환원하겠다고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후보의 언급은 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서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위 미디어 본부장인 박창식 의원은 5일 “후보의 개인적인 일에 해당하는 것이라 토론회 준비 때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후보 나름으론 생각을 해 둔 것 같다”고 말했다.
당 안에선 박 후보가 전국으로 생중계된 토론회에서 말을 한 만큼 조만간 구체적인 환원 계획을 밝힐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한 선대위 관계자는 “후속 조처에 언론의 관심이 이어질 것이다. 후보가 기자회견이나 질의응답 등을 통해 설명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는 토론에서 ‘대선 이전 환원’을 촉구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이 6억원을 현재 가치로 환산해 환원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한다. 당시 6억원은 지난 6월 한국은행 추정치로 38억원 안팎이다. 선대위 핵심 간부는 “박 후보의 언급은 산술적으로 돈 가치를 환산해 내겠다는 게 아니다. 이는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삼성동 집을 포함해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즉 박 후보가 선거 직전, ‘대통령에 당선되면, 전재산을 (사후에) 사회환원하겠다”는 정도의 선언을 할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사후에’라고 밝히기는 곤란하므로, 구체적인 시기는 명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후보는 지난해 11월 19억4천만원의 서울 삼성동 집을 포함해 총 21억81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2007년 선거 직전, 재산 사회환원을 약속하고 당선 뒤 청계재단을 세운 바 있다.
한편,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박 후보가 이정희 후보의 공세적 질문에 ‘사회환원’을 언급하면서 박 후보에게 유리하지 않은 이 문제가 또다른 대선 이슈로 부각되고, 이런 사실을 잘 모르던 사람들의 주목도를 높이는 등 전략상 실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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