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는 18일 ‘준비된 여성 대통령’을 대선 슬로건으로 제시하며 3대 국정 지표와 10대 공약을 발표했다. 박 후보는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비전 선포식을 열어 “글로벌 시대를 맞아 보다 준비된 국정운영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해야만 한다. 각 가정을 지켜온 어머니의 마음 같은 섬세함과 강인함으로 (나라를) 반드시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준비된 여성 대통령 후보’임을 강조하며,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만들어 갈, 대한민국의 변화와 혁신이 기다려지지 않느냐”고 말했다. 또 “정치적인 사심과 권력에 편승한 정치로는 대한민국을 바로세울 수 없다. 이제 대한민국이 포퓰리즘 선동의 과거 정치로 후퇴할 것인가, 책임과 진정성의 미래 정치로 전진할 것인가는 (국민) 여러분의 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삶과 관계없는 단일화 이벤트는 국민의 알권리와 선택권을 침해하는 잘못된 정치다. 저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로 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후보 쪽에서 내세웠던 ‘여성 대통령론’에 ‘준비된’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것은, 박 후보와 정치 경험이 적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안철수 무소속 후보를 선명하게 대립시켜 이들을 ‘불안한 후보’로 각인시키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박 후보 쪽은 ‘준비된 여성대통령’이라는 인물슬로건 외에 별도의 비전슬로건을 내놓을 계획이다.

박 후보는 국민통합과 정치쇄신, 일자리·경제민주화를 3대 국정 지표로 제시하고, 가계부채 절감,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정책, 5살까지 무상보육 등 10대 공약을 발표했다. 특히 일자리·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해선 “일방적 구조조정이나 정리해고를 하지 않도록 사회적 대타협기구를 만들고, 비정규직을 차별하는 회사는 징벌적 금전보상제도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이 공약이 “우리 사회의 중산층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리는 ‘중산층 재건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또 이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세출구조 개혁, 투명하고 공정한 조세개혁과 세정 강화, 복지행정 개혁, 공공부문 개혁을 통해 매년 27조원씩 5년간 135조원의 재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재원마련 대책과 관련해선 정책 재원 수입·지출표 작성·공개도 공약했다. 박 후보는 “어떤 정책에 얼마의 재원을 사용하겠다는 나라살림 가계부를 만들어 국민에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비전 선포식엔 새누리당 상징색인 붉은색 옷과 목도리 등을 착용한 당원·지지자 5천여명이 참석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