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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안 캠프 ‘안개화법’에 민주당 곤혹

등록 2012-11-16 20:59수정 2012-11-22 18:07

요구사항 추상적이고 애매
“의중이 뭔지 모르겠다” 답답
안철수 대선 후보 캠프의 ‘안개 화법’에 민주통합당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요구사항이 추상적이고 애매모호하기 때문이다. 안 후보 캠프는 단일화 협의 중단을 선언한 이후 지속적으로 민주당 쇄신을 요구하면서도 어떤 점을 바꿔야 하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16일 안 후보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문 후보에게 민주당 쇄신을 거듭 요구하자, 문 후보의 첫 반응은 “진의를 파악하라”였다. 안 후보는 “정치혁신은 낡은 구조와 낡은 방식을 깨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이 있다. 문 후보께서 낡은 사고와 행태를 끊어내고 인식의 대전환을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과 보좌진들은 온종일 안 후보 캠프에 있는 지인들에게 ‘안 후보 의중이 무엇이냐’, ‘어떤 걸 바꾸라는 것이냐’는 질문을 쏟아냈다고 한다.

‘무엇을 바꾸라는 것이냐’는 질문에 안 후보 캠프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국민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고, 민주당 내부에서 언급되는 혁신과제들”이라고 말했다. 직접적인 언급은 극구 피하는 모양새다.

안 후보 쪽은 구체적으로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문 후보 지지자들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조목조목 상대방의 문제를 지적하다 보면 감정이 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본부장은 “파트너니까 우리 입으로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 후보 캠프가 내건 목표, ‘정치쇄신’ 자체가 가치지향적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추상적인 측면이 있다는 해석도 있다.

좀 더 근본적으로는 안 캠프의 의도 자체가 민주당의 쇄신보다는 민주당과의 차별성을 꾀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워 단일화 국면에서 이탈한 지지층을 복원하려는 전략이 깔려 있어서 일부러 아리송하고 알쏭달쏭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개 화법으로 인해 일부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안 후보 의중이 뭔지 알 수가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안 후보가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도 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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