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캠프 국민행복추진위원장 김종인
공약 발표 하루전 돌연 회의 불참 통보
경제민주화 내용에 불만…사실상 결별
경제민주화 내용에 불만…사실상 결별
“내용은 다 알고 계십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는 16일 경제민주화 정책 발표 뒤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왜 안 왔는지 묻는 기자들에게 이렇게 답하며 논란을 피하려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사무실에서 <에스비에스>(SBS) 기자를 만나 박 후보가 발표한 경제민주화 정책에 대해 “그거 내가 만든 것 아니다. 박근혜 후보의 (경제민주화) 공약은 주로 규제 위주로 돼 있는데 그걸로는 안 된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내가 있고 없고가 뭐 중요하냐. 도울 일 있으면 돕는 거고…”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하루 전인 15일 박 후보 쪽에서 연 공약위원회에도 불참했다. 사실상 결별 선언으로 풀이됐다. 김 위원장이 번복하지 않는 한, 이것으로 지난 11개월의 동행은 끝날 상황이다.
박 후보는 2010년 6·2 지방선거 이전부터 김 위원장을 만나 경제와 정국에 대한 의견을 구하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말 박 후보를 중심으로 꾸려진 비상대책위원회에 합류했고, 경제민주화를 당의 강령으로 내건 박 후보는 그를 ‘경제민주화의 원조’라며 한껏 추어올렸다.
비대위 시절 김 위원장은 당 정강·정책의 ‘보수’ 표현 삭제, 이재오 의원 등 친이명박계 인사들 공천 반대 등을 주장해 주목받았다. 그러나 공천 결과가 당의 경제민주화 의지를 담아내지 못했다는 등의 이유로 총선 직전 비대위원직을 사퇴했다.
총선에서 승리한 박 후보는 당내 경선을 앞두고 독일에 있는 김 위원장에게 직접 연락해 다시 한번 도움을 청했다. 김 위원장은 경선 캠프에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지만, 박 후보의 오랜 측근인 홍사덕 전 의원과 최경환 의원의 ‘보수대통합론’과 또다시 갈등을 빚었다. 경제민주화를 둘러싼 이한구 원내대표와의 갈등도 있었다.
박 후보는 7월 경선 출마선언과 8월 당 후보 수락연설에서 경제민주화를 강조하고, 공약을 전담하는 국민행복추진위원회를 맡기며 김 위원장을 재신임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공약위원회를 신설하고 스스로 위원장을 맡아 공약에 대한 전권을 가져갔다.
박 후보의 경제민주화 추진 의지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못한 김 위원장은 경제민주화 공약 내용을 언론에 미리 흘리며 박 후보의 결단을 압박했다. 박 후보 쪽은 거세게 반발했고, 김 위원장이 후보 주변 인사들이 로비를 받았을 가능성까지 언급하자 폭발했다. 지난 11일 박 후보는 측근 9명을 대동하고 김 위원장을 만나 선을 그었다.
결국 김 위원장은 아무런 세력 없이 박근혜 후보 진영에 합류했다가, 주위에서 우려했던 대로 섬이 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토사구팽’(토끼사냥이 끝나면 개를 삶아 먹는다)에 빗대 ‘토사종팽’이란 말을 하는 이들도 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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