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4일 오후 대구 경북대 대강당에서 강연한 뒤 청중들에게 인형을 던져주고 있다. 대구/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총선 앞 순회강연 나서
“투표 참가를” 거듭 강조
잠재적 지지층 확대행보
“투표 참가를” 거듭 강조
잠재적 지지층 확대행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4일 대구 경북대에서 ‘안철수 교수가 본 한국 경제’라는 제목의 강연을 했다. 전날 광주 전남대 강연에 뒤이은 ‘영호남 순회 강연’인 셈이다.
안 원장은 이날 대구 강연에서 성장과 일자리, 실업률, 산업구조 등의 관점에서 바라본 한국 경제의 문제점과 해법에 대해 1시간 가량 이야기했다. 안 원장은 “제3당 창당은 없다”고 했던 지난해 12월 자신의 발언을 재론했다. 그는 “창당했으면 나름대로 확보를 많이 할 수 있었을 테지만, 그렇게 안 한 이유는 사회 발전에 도구로 쓰이겠다는 쪽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지금도 마찬가지다. 제가 선택하는 게 아니라 저한테 주어진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강연 말미엔 질문에 대한 답변 형식을 빌어 “투표에 참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거듭 강조했다. 안 원장 쪽은 “당분간 학교 강의 이외에 예정된 강연은 없다”고 밝혔다.
총선을 목전에 둔 시점에서 진행된 그의 강연을 정치권에선 예사롭지 않게 바라본다. 강연에서 정치와 관련한 민감한 얘기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 원장은 지난달 27일 서울대 강연에서 ‘대통령의 자격’을 거론하며 가정법의 형태로나마 현실 정치에 나설 수도 있음을 비쳤다. 전남대 강연에선 적극적인 선거 참여를 독려하며 정당이 아닌 인물 중심 투표를 설파했다. ‘강연정치’ 행보로 비칠 여지가 충분한 게 사실이다.
정치권에선 안 원장이 총선 국면에서 매우 정교하게 계산한 듯한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서울대 강연에서 진보와 보수를 동시에 비판하고, 광주, 대구 강연에서 두 지역 연고가 강한 기성 정당 독점구조를 겨냥함으로써 자신의 정치적 공간을 최대한 넓히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진보와 보수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은 중도적 유권자층을 끌어들이는 동시에, 여야 기성 정당의 영호남 독점구조를 뒤흔들어 자신의 잠재적 지지층을 확보하려는 계산일 수도 있다.
정치학자들 사이에선 안 원장의 최근 정치적 발언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4일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원장이) 정당보다 사람을 보고 투표하자고 했는데 정치학자로서 동의할수 없는 주장”이라며 “자꾸 대의민주주의의 핵심인 정당제를 약화시키려 한다”고 지적했다. 안 원장이 기성 정당들 사이의 차이를 구별하지 않은 채 싸잡아 비판함으로써 정치혐오를 부추기고 결과적으로 투표 참여 열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안 원장이 광주, 대구 강연에서 투표 참여를 강조한 것은 이런 시각을 의식한 측면도 있는 것 같다. 대구/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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