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주검 앞 조문하는 김정은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북한 수뇌부가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에 안치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주검 앞에서 조의를 표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 위원장이 사망한지 3일 6시간 30분이 지난 20일 오후 3시께, 유리관 속에 안치된 김 위원장의 주검을 공개했다. 통일부 제공
“북 주민들에 위로” 담화
정부차원 조문은 않기로
전방 성탄트리 점등 유보
정부차원 조문은 않기로
전방 성탄트리 점등 유보
정부는 20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과 관련해,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 유족에겐 조문을 허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부 차원의 조문단은 보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후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외교안보장관 회의가 끝난 뒤 이런 내용의 담화문을 발표했다. 류 장관은 김 위원장 사망과 관련해 “북한 주민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한다. 북한이 조속히 안정을 되찾아 남북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 주민들을 위로하는 형식으로 김 위원장 사망에 정부 차원의 조의를 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류 장관은 “북한에 정부 차원의 조문단은 보내지 않기로 했다”며 “다만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유족에 대하여 북측의 조문에 대한 답례로 방북 조문을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씨와 정 전 회장 부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쪽은 즉각 조문 방북을 하겠다고 나서, 곧 이들의 평양 방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류 장관은 이와 함께 “정부는 북한이 애도기간에 있는 점을 감안하여 12월23일로 예정했던 전방 지역에서의 성탄트리 점등을 금년에는 유보하도록 교계에 권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순복음교회 등은 정부의 권유를 즉각 수용해 성탄트리 점등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류 장관은 “정부는 김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한반도 평화가 흔들리지 않도록 우방국과 긴밀하게 협력해 가면서 상황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며 “현재 우리 군은 비상경계태세를 유지하면서 모든 상황에 대비하고 있고, 아직까지는 북한에 어떤 이상징후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조의 표명 및 민간 조문단 허용 방침을 두고 엇갈린 평가들이 나왔다. 한나라당은 정부 발표에 환영 뜻을 밝혔다. 야당인 민주통합당은 김유정 대변인 논평을 통해 “정부가 조의를 표명한 것은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 참으로 잘한 일”이라면서도 “정부 차원의 조문단을 보내지 않기로 한 점은 아쉽다”고 밝혔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정부가 북한에 ‘조전’을 보내지 않기로 한 점을 지적하며, “상주에게 전하는 형식이 아니어서 조의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상학 자유주의진보연합 대표는 “정부건 민간이건 김정일에 조의를 표명하는 자는 인도주의와 정의의 적으로 역사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정부 발표 자체를 비판했다. 황준범 임인택 기자 jayb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