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애씨가 신청하는 줄 알았다”
친박연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을 둘러싼 공천 의혹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7일 검찰에 나온 서청원 대표는 "이번 검찰의 수사에는 거대한 음모와 배후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 대표는 오전 10시께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친박연대와 서청원을 죽이고 박근혜를 고사시키려는 음모가 바로 이번 사건의 본질"이라고 짧게 말한 뒤 곧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9층 공안부 검사실로 올라갔다.
홍사덕 친박연대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자실에 들러 "친박 당선자 26명을 (한나라당이) 받아들이지 않기 위한 책략으로 이번 사건을 발굴해 낸 것"이라며 "서 대표가 배후가 있다고 말한 건 나름대로 증거를 갖고 있으니 한 말"이라고 말했다.
양정례 당선자 공천 배경과 관련해 홍 위원장은 "원래 1번은 문희 의원이었는데 후보 등록일 하루 전인 3월 24일 갑자기 못 하겠다고 해 서 대표가 여러 저명 인사를 접촉했지만 모두 고사했다"며 "그러던 차에 김순애씨가 연락을 해 왔고 서 대표는 어머니가 하는 줄 알고 만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위원장은 이어 "서 대표가 잘 됐다는 심정으로 만나 보니 (김순애씨가) 딸이 젊기는 해도 외국어 동시통역도 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는데 어떠냐고 해 일이 여기까지 흘러 온 것"이라고 덧붙여 양 당선자 공천 과정에 대해 에둘러 유감의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기자들이 양 당선자 측이 공천 결정을 직후 당에 거액의 돈을 낸 것을 거론하며 공천 대가성에 대한 질문을 잇따라 던지자 홍 위원장은 "여러분은 검찰을 출입하며 어쩔 수 없이 검찰과 같이 호흡을 하니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도 동료 정치인에게 누가 될까봐 차마 말을 하지 못하는 사실을 유념해 달라"며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한편 이날 서 대표가 검찰에 도착하기 전부터 친박연대 당직자와 당원 수십 명이 미리 나와 서 대표가 검찰에 들어서는 모습을 지켜봤으며 일부는 청사 안까지 들어와 고함을 지르다 방호원들에게 제지를 받기도 했다.
차대운 기자 setuzi@yna.co.kr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setuzi@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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