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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한나라 ‘당권-대권분리’ 다시 불붙을듯

등록 2007-12-21 11:25

대선에서 승리한 한나라당 내에서 당권.대권 분리 논란이 다시 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배출로 야당에서 여당으로 입장이 바뀐 만큼 새 정부의 원활한 국정수행을 위해 당헌.당규상의 당권.대권분리 원칙을 손질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친이(親李.친 이명박)측에서 다시 제기되고 있는 것.

이런 기류에 당장 친박(親朴.친 박근혜)측은 "벌써부터 권력투쟁에 나서느냐"고 반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공론화는 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인수위가 본격가동되고 새정부 출범 후 당정관계 재정립 문제가 논의되면 당내 갈등의 불씨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당권.대권 분리문제는 4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과 맞물려 친이.친박측간의 권력투쟁 양상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는 총선의 공천권 행사주체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 당선자가 당권을 쥐게 되면 18대 총선뿐아니라 19대 총선까지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그야말로 `막강 파워'를 쥐게 된다.


따라서 당권.대권분리는 장기적으로 보면 2012년 대권과도 연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한나라당 내부를 달구는 `뜨거운 감자'가 될 공산이 크다.

친이측 한 재선의원은 2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참여정부의 실패 원인 중 하나가 섣부른 당정분리였다"면서 "당에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국정수행을 확실히 뒷받침하고 책임 정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당정분리보다는 당정 일체가 훨씬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중진 의원도 "대통령이 새로 나왔으니 여러 상황을 고려해서 새로운 모델을 좀 만들어야 한다"면서 "우리가 아직 변화된 상황에 대해 인식을 못하고 있다. 아직도 야당적 사고에 젖어 있다. 조금 다른 사고를 가져야 한다"고 당권.대권 분리의 조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표의 한 측근은 "벌써부터 권력투쟁을 위해 당권.대권 분리를 어긴다면 그것이 바로 겸손하지 못한 징조로 보일 수 있다. 신중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당권.대권 분리는 규정이다. 규정은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면서 "정치적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 변경된다면 그에 맞는 명백한 이유를 합리적으로 내야 하고, 그것은 당원의 총의, 민의들이 다 감안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강재섭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 "현 지도체제가 7월까지 가는데, 그 전에 당헌.당규가 바뀌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당권.대권을 분리하는 것이 야당일 때만 하는 것은 어패가 있다"고 언급해 주목된다.

강 대표는 "야당은 대권이 없다. 당권.대권 분리는 여당이 되고 대통령을 배출한 당일 때를 예상한 것"이라면서 "제왕적 대통령, 제왕적 총재를 만들어서 여당이 거수기 노릇을 하는 일이 없도록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언급은 친이측의 당권.대권 분리 수정 기류를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됐다.

강 대표는 하지만 "여당이 없는 대통령이 어떤 길을 걸었는지 볼 때 노무현 대통령처럼 당과 (대통령이) 단절을 한다면 불안하다"면서 "당과 대통령의 관계가 유기적으로 되도록 주례 회동을 한다든지 유기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재훈 기자 jh@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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