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정부’와 고민하다 낙점…규제 혁파 등 내걸어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집권할 경우 차기 정부의 명칭을 ‘실용정부’로 부르기로 확정했다.
이 후보의 핵심 측근들은 16일 “이 후보는 ‘창조적 실용주의’를 국정철학으로 강조해왔다”면서 “당선할 경우 정부의 이름을 ‘실용정부’로 낙점했다”고 말했다.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를 시작으로 ‘국민의 정부’(김대중 대통령), ‘참여정부’(노무현 대통령)로 이어지며 관례가 된 정부 명칭은,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정부의 성격을 함축하는 상징성을 띤다.
이 후보 쪽은 ‘실천정부’라는 용어를 놓고도 고민했으나, 지나치게 행동만 부각시키는 표현이라고 판단하고, 행동과 노선을 포괄하는 ‘실용정부’를 택했다고 측근들은 덧붙였다.
실용정부는 ‘작은 정부, 큰 시장’을 큰 뼈대로 해, 구체적으로는 △정부조직 통합·재편 △국가예산 20조원 절감 △규제 혁파 △공기업 효율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후보는 통일·외교 정책에서도 “국익 우선의 실용주의 외교”를 강조해왔다.
이 후보가 집권할 경우의 정부 명칭을 실용정부로 정한 것은, 그가 줄곧 강조해온 탈이념 및 중도실용 노선을 확실히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보수와 진보, 지역, 세대를 뛰어넘는 국민통합을 이뤄내고, 말보다 실천으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이 후보의 지향점을 담았다는 것이다. 이 후보 쪽이 “무능한 좌파 이념세력”으로 주장해온 노무현 정부와 차별성을 부각시키려는 뜻도 담겨있다.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실천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지다.
한나라당은 최근 펴낸 공약집에서 “이 후보의 국가경영 철학은 ‘경험적 실용주의’에 토대를 둔 것”이라며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 성장과 복지, 시장과 정부는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실용주의로 그 벽을 넘어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대선 투표를 100일 앞두고 지난 9월9일 연 기자회견에서 “과거지향적 이념세력을 미래지향적 실용세력으로 바꿔야 한다”고 선언한 이래 가는 곳마다 ‘실용’을 강조해왔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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