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왼쪽 두번째)와 시민단체 원로들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5가 기독교회관에서 범여권의 후보단일화를 촉구하는 ‘시민사회·종교계 7인 모임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함세웅 신부, 백 교수, 이돈명 변호사, 청화 스님.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정동영-이인제쪽, 선거 이전 단일화 의견접근
재야 원로·광주시민단체 “민주세력 힘 모아야”
재야 원로·광주시민단체 “민주세력 힘 모아야”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 후보와 이인제 민주당 후보의 단일화가 다시 급진전하고 있다. 시민사회·종교계 원로 7명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개혁세력의 단결을 거듭 촉구했다.
정동영 통합신당 후보와 이인제 민주당 후보 쪽은 9일과 10일 연쇄접촉을 통해 대선 이전에 단일화를 이루기로 의견접근을 이뤘다. 정 후보 쪽에선 정대철 공동선대위원장과 이용희 최고고문이, 이 후보 쪽에선 박상천 대표가 창구로 나섰다. 하지만 두 당의 합당문제에 대한 이견이 해소되지 않아 걸림돌은 남아 있다.
통합신당은 10일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이인제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하는 방안을 추인했다. 민주당과 합당하는 문제는 일단 정치적 합당선언을 한 뒤, 대선 이후 구체적인 당대당 통합 절차를 밟기로 했다.
민주당도 단일화를 하자는 데는 별 이견이 없다. 그러나 합당의 절차를 놓고선 통합신당과 의견이 다르다. 이인제 후보와 박상천 대표는 이날 오전 만나 대선 이전 선관위에 두 당의 합당신고를 하는 선에서 단일화에 응하기로 의견을 일치시겼다. 통합신당이 제의한 정치적 합당선언이 아니라 법적인 통합절차를 매듭지어야만 단일화에 응하겠다는 것이다. 이인제 후보가 사퇴하는 대신 합당문제에 대해선 쐐기를 박아두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이상열 의원은 “정치적 합당선언이냐, 선관위에 합당을 신고하느냐는 문제로 양쪽의 이견이 좁혀진 상태”라며 “11일에는 가부간에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등 시민사회·종교계 원로 7명은 이날 서울 연지동 기독교연합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개혁세력의 단결을 촉구했다. 회견에는 김현 원불교 교무, 박영숙 한국여성재단 이사장, 유경재 예수교장로회 목사, 이돈명 변호사, 청화 스님, 함세웅 신부가 참여했다.
이들은 회견문에서 “대선이 도덕성에 대한 무감각과 상식의 실종 속에 진행되고 있다”며 “해결사로 나선 인물의 온갖 도덕적 결함이 확인됐고 부패와 비리의 더 큰 의혹들이 계속 제기되는 마당에, 진실을 은폐하려는 세력들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면서 이 나라를 세계의 웃음거리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동영-문국현 후보의 단일화를 중재했던 이들은 “민주개혁세력을 자임하는 모든 정당과 개인들이 부패구조를 청산하고 민주화를 진전시키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며 단일화를 거듭 촉구했다. 백 명예교수는 그러나 “(단일화와 관련해) 새삼 새로운 제안을 내놓거나 중재 노력을 할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원로들은 회견문에서 “작은 이해관계에 매달려 단합을 저해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은 개탄할 일”이라고 말해,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소극적 면을 보인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 쪽을 에둘러 비판했다.
광주·전남지역 6개 시민단체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정동영-문국현 단일화’를 촉구한 뒤, 단일화가 이뤄질 때까지 통합신당과 창조한국당 당사에서 농성을 벌이기로 결의했다.
임석규 이본영 기자 sky@hani.co.kr
임석규 이본영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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