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9일 오후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로 기름에 뒤덮인 만리포 해수욕장을 둘러보고 있다. (왼쪽)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9일 낮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로 기름띠가 밀려온 만리포 해변에서 기름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오른쪽)태안/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광화문서 1만명 촛불집회 “검찰 교체”
이회창 “잘벌고 처세잘하면 성공인가”
이회창 “잘벌고 처세잘하면 성공인가”
대선을 열흘 앞둔 9일 각 당의 대통령 후보들은 충남 태안 기름유출 사고 현장을 찾는 등 막판 표심잡기에 분주했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이날 오후 기름 유출 피해 현장인 만리포를 찾아, 해변에서 삽으로 기름을 걷어내는 작업을 20여분 거들었다. 이 후보는 “만리포를 살려 달라”는 주민들의 요구에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도록 노력하겠다”며 “한나라당 당원들에게도 자원봉사를 지시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충남 홍성을 방문해 농업분야 10대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말 잘하는 후보보다 일 잘하는 후보가 낫다. 경운기도 몰아 본 사람이 몰아야 사고가 나지 않는다”며 △농어민 소득보전특별법 제정 △소득직불제 예산 35%로 확대 △농가부채 동결법 제정 △농림부의 농업식품부 전환 등의 농업정책을 발표했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이날 밤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대규모 검찰 규탄대회에 참석해 비비케이(BBK) 수사의 문제점을 쟁점화하는 데 총력전을 폈다. 광화문 네거리에서 열린 ‘정치검찰 수사조작 범국민대회’에는 신당 지도부를 비롯해 1만여명이 운집해 ‘촛불집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3차로까지 메우면서 “정치검찰 교체” 등의 구호를 외쳤다. 정 후보는 집회에서 검찰 발표를 ‘역사에 대한 배반’으로 규정한 뒤 “10일은 긴 시간이다. 열흘 밤낮으로 우리의 공분이 끓어 넘치고 도저히 사기꾼, 거짓말쟁이로는 안 되겠다고 마음이 흔들리는 순간, 민심은 뒤집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 후보는 만리포를 찾아 1시간 가량 기름제거 작업을 벌인 뒤 “피해 구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회창 무소속 후보는 대전 유세에서 최근의 총기탈취 사건을 언급하면서 “저를 쏘고 가해한다면 죽어주겠다. 이 나라의 미래와 국민을 위해서 제 목숨이 필요하다면 초개같이 버릴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법과 원칙보다는 회피해서 돌아가고 돈 잘 벌고 처세 잘하면 성공이라는 시각을 가진 사람으로는 이 시대를 열 수 없다”며 이명박 후보를 비판했다.
이인제 민주당 후보도 이날 오전 경남 진주에서 유세를 마치고 만리포로 이동해 기름 제거작업에 손을 보탰다. 이 후보는 진주 유세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군대에 가지 않았으며 자식들을 위장취업시켜 세금을 포탈하는 등 국민의 의무를 저버린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돼선 절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본영 기자, 태안/유신재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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