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어 공보물 못내고…사람들 하나 둘 떠나
곳간은 비었고, 지지율은 떨어지고, 사람들은 떠나고, 단일화 논의에서는 소외되고…. 대통합민주신당과의 통합협상 결렬 뒤 ‘끝까지 간다’는 방침을 표방한 민주당이 악전고투를 거듭하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5일 가정으로 배달한 책자형 선거공보에는 이인제 민주당 후보 것이 빠졌다. 민주당은 수억원에 이르는 공보물 만들 돈이 없어서라고 설명했다. 선거보조금 19억4천만원만으로 선거를 치르는 민주당은 매체 광고는 엄두를 못내고, 선관위가 2차로 보낼 전단형 공보물만 만들기로 했다. 다른 후보들이 주요 길목에 배치한 유세차량도 마련하지 못했다. 시·도당이 자체적으로 유세차량을 마련하라는 방침은 그냥 방침으로만 남았다.
지난 10월 4%대를 기록했던 이인제 후보 지지율은 계속 떨어진다. <한겨레>-리서치플러스의 1일 조사에선 0.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 후보 고향인 충청에서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호남과 충청을 기반으로 수도권을 움켜쥐겠다는 ‘서부벨트’ 전략이 전혀 먹히지 않고 있다.
이 와중에 당을 등지는 이들은 속출하고 있다. 장전형 전 대변인이 4일 한나라당에 입당했고, 이윤수·안동선 전 의원 등 원외지구당 위원장 출신 37명은 이회창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민주당 쪽은 “남아 있어도 도움이 안될 사람들”이라고 말하지만, ‘태생’이 다른 이명박·이회창 후보한테 몰려갔다는 점에서 충격이 작지 않다.
단일화 논의가 정동영-문국현 후보로 옮아간 것도 이인제 후보와 민주당의 고립감을 키우고 있다. 이 후보는 5일 유세에서 “단 한 표가 나오더라도 마지막까지 가겠다”고 거듭 밝혔다. 그러나 김경재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8일께까지 ‘연합의 가닥’을 잡으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통합신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언급하면서, 한편으론 “이명박 후보 쪽으로야 우리가 연합을 할 수는 없지만, 혹시 이회창 후보 쪽으로는 연합을 해도 좋은 것 아니냐는 소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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