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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박근혜 “BBK 결과따라 유세 계속할지 판단”

등록 2007-11-29 19:47수정 2007-11-30 01:50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9일 충북 옥천에서 열린 육영수씨 탄생 82주년 숭모제에 참석해 한 스님한테서 꽃다발을 받고 있다. 옥천/연합뉴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9일 충북 옥천에서 열린 육영수씨 탄생 82주년 숭모제에 참석해 한 스님한테서 꽃다발을 받고 있다. 옥천/연합뉴스
“검찰수사 한점 의혹없이 밝힐 일…”
전면공개 촉구 발언 검찰 발표 영향 주목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9일 검찰의 비비케이(BBK) 주가조작 사건 수사와 관련해 “검찰 발표를 보고 (이명박 후보 지원 유세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혀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모친인 고 육영수씨 탄생 82돌을 맞아 충북 옥천 여성문화회관 앞마당에서 열린 숭모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의 비비케이 수사발표와 관련해 “사실관계를 한 점 의혹 없이 밝히고, 그에 따라 국민이 판단하실 일”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 쪽은 말 그대로 당연한 ‘원칙’을 밝힌 것이라고 하지만, 검찰 수사발표를 앞두고 극도로 예민해져 있는 한나라당의 사정과 어울리지 않는 발언임이 틀림없다. 한나라당은 검찰의 비비케이 수사 발표에 대해 겉으로는 강한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비비케이 사건은 김경준씨의 주가조작 및 횡령 사건”이라며 수사발표 범위를 ‘김경준씨 범죄사실’에 국한시킬 것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사실관계를 국민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한 점 의혹 없이 밝히라’는 박 전 대표의 말은 주가조작 여부는 물론이고, 비비케이 나아가 다스의 실소유 여부까지 모두 밝히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박 전 대표의 이런 태도는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 ‘수위’에도 일정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검찰 내부에서는 김경준씨의 기소만기일인 12월5일 이전에 있을 발표를 앞두고, 김씨의 횡령과 주가조작 혐의 등에 한정할 것인지, 아니면 이 후보의 다스 실소유 문제 등 공직자윤리법 위반 여부까지 포함시켜 모든 조사 결과를 다 밝힐 것인지를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여론조사 지지도 1위 대선 후보에 대한 수사라는 점에서 검찰이 극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나라당 안에서 상당한 정치적 지분이 있는 박 전 대표가 “한 점 의혹 없이 밝히라”고 한 것은 사실상 검찰에 전면 공개를 촉구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박 전 대표는 이날 ‘검찰 조사에서 비비케이와 이명박 후보가 연루된 것으로 나와도 유세를 계속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검찰에서 발표를 하면 그것은 그때 보고 또 판단할 일”이라고 말했다. 검찰 발표 내용에 따라 지원유세를 중단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들린다. 박 전 대표 쪽의 한 의원은 “비비케이 내용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며 “‘박근혜’가 달라졌다. 이제는 식솔을 챙겨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여러분 꼭 살아남으세요’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박 전 대표의 이날 발언에 대해 박형준 한나라당 대변인은 “검찰에서 확실히 수사해서 의혹을 말끔히 밝혀달라는 원칙적인 입장을 말한 것으로 본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30일부터 시작하는 이 후보의 지원 유세와 관련해 “경선에 참여했고, 거기서 승복을 했고, 약속한 것을 지키는 것”이라며 “당원으로서 할 일을 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유세내용에 대해선 “와서 보시라”고만 답하며 웃었다. 박 전 대표 지지단체인 파랑새단은 “이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지 말도록 박 전 대표 자택 앞에서 농성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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