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19일만…정치적 발언 삼가
한나라당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나 잠행했던 이재오 의원이 선거운동 첫날인 27일 공개적인 대외 활동을 재개했다. “당내 화합의 걸림돌을 스스로 치워주겠다”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지 19일 만이다.
이명박 후보 최측근인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이 후보의 서울역 유세에 동참한 데 이어, 대전·대구·부산 릴레이 유세도 내내 함께 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묵묵히 유세 현장을 지켜봤을 뿐, 지원 연설을 하거나 당내 현안에는 언급을 삼갔다. 사소한 발언이 또다시 당내 분란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의원은 26일 밤, 운하 탐사대 30여명이 부산 을숙도에서 서울 청계광장까지 20일 동안 경부운하 구간 560㎞ 도보 탐사를 마친 것을 기념한 행사에서 이명박 후보를 잠시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이 의원은 탐사대원을 소개하기만 했을 뿐 정치적인 발언은 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28일부터는 독자적으로 수도권과 한나라당 취약 지역인 강원, 충청, 호남 지역을 돌며 이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지난 9일 박근혜 전 대표 쪽과의 갈등 끝에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난 뒤 중국 상하이에서 나흘 동안 휴식을 취했고, 귀국한 뒤엔 “토의종군 하겠다”고 말했다. ‘토의종군’은 흰 옷에 흙을 묻힐 각오로 전쟁에 임한다는 뜻으로, 백의종군보다 더 낮은 자세를 뜻한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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