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무소속 후보 홍보관계자들이 26일 오후 서울 남대문 단암빌딩 선거사무실에서 포스터 및 홍보물 시안을 점검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출마 회견 “눈물젖은 빵 먹어봐야…” 낮은자세 강조
이회창 무소속 후보가 26일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세번째 대선 도전에 나섰다. 후보등록은 오전 10시께 이흥주 홍보팀장이 대신했다. 무소속인 탓에 기호는 이름 가나다순에 따라 12번을 확정받았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남대문로 선거사무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어 “정말로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으로서 국민 앞에 다시 태어나고자 한다. ‘이 머슴이 새롭게 나라를 세우는구나’라고 실감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두 차례 대선에서 각각 여야 원내 제1당, 기호 1번 후보로 웅장함을 뽐내던 때와는 달리 단출한 기자회견이었다.
그는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선 어리석게도 높은 단 위에서 내려다보면서 국민께 호소했다”며 “오늘은 가장 낮은 자리에서 출발한다. 국민을 위해 뛰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겸손을 강조했다. “이번에 출마하며 국민을 위한다는 말이 어떤 말인지 뼈저리게 느꼈다. 사람은 외로워봐야, 눈물 젖은 빵을 먹어봐야 뭐가 절실한지 안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이어 이날 밤 자정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을 찾아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27일엔 서울 남대문 교차로에서 출정식을 연 뒤 남대문, 동대문, 경동,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 등 서울시내 주요 시장을 훑는 것으로 첫 유세를 펼친다. 지지율이 취약한 서울 공략이자, 출마 때부터 주요 이미지 전략으로 삼아 온 ‘서민 행보’를 도드라져 보이게 하려는 선택이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하면서 자신과 가족을 포함해 모두 43억5천25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병역의 경우 이 후보는 공군 법무관으로 만기전역했고, 장남은 신장과 체중 등으로, 차남은 체중 미달로 각각 면제를 받았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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