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도 제안…막판 타결 촉각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과 민주당의 합당 및 후보 단일화 협상이 완전 결렬이냐, 극적 타결이냐는 기로에 놓여 있다.
오충일 통합신당 대표는 21일 민주당에 “당 대표와 협상단장이 참여하는 4자 회담, 또는 후보를 포함한 6자 회담을 열자”고 공개 제안했다. 25일 후보 등록 전까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합당을 신고하고, 후보 단일화를 위한 토론과 여론조사를 하려면, 늦어도 22일 오전까지는 협상이 마무리돼야 한다는 게 통합신당 쪽의 생각이다.
하지만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신당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것 같다. 4인 회동 합의서를 휴지통에 넣어 버린 통합신당의 대표와 후보는 어떤 제안을 할 자격도 이미 상실했다”고 일축했다. 이인제 후보도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신당이 민주당을 깔보고 뭉갰다. 거지한테도 그렇게 못한다”며 통합·단일화 불가 태도를 거듭 밝혔다.
겉으로 보면 확실히 ‘파국’ 위기로 치닫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이런 표면 기류와 달리 물밑 협상이 이뤄지고 있어 막판 합의를 이룰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통합신당 쪽 핵심 관계자는 “두 가지 쟁점 가운데 전당대회 개최 시기는 민주당 쪽의 양보로 이견이 해소됐고, 4인 회동에서 5 대 5로 합의했던 의결기구 구성 비율을 6대4로 바꾸는 방안을 놓고 민주당과 협상 중”이라고 말했다.
몸이 더 달아 있는 쪽은 통합신당이다. 합당이 무산될 경우 정동영 후보가 입을 타격이 대단히 크기 때문이다. 정 후보는 후보 재신임을 묻는 방안 등 ‘배수진’까지 검토하며 당 내부에 대한 설득 작업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후보의 핵심 측근은 “합당이 무산되는 것은 후보를 그만두라는 얘기나 다름없지 않느냐. 후보직을 걸고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총선 공천권 지분 축소를 우려한 통합신당 의원들의 반발이 워낙 커서, 정 후보가 이를 돌파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두 당의 당 대 당 통합이 무산될 경우, 각자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여론 추이에 따라 선거연합을 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으나 ‘시너지’ 효과는 쪼그라들 게 확실해 보인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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