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퍼 벗고 양복으로 / 이회창 무소속 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이명박 겨냥 “거짓말해도 성공하면 된다는 생각 곤란”
방송토론서 주장…“죽어도 내 길 갈것” 단일화 일축
방송토론서 주장…“죽어도 내 길 갈것” 단일화 일축
이회창 무소속 후보는 2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한나라당의 경선 과정과 그 후 상황을 보면서 과연 이런 후보와 이런 당의 상황으로 우리가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겠는가 걱정했다”며 “만일 한나라당 경선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됐다면 다른 생각(불출마)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와 기준을 묻는 물음엔 “국민께 이미 제 결심을 말하고 죽어도 이 길을 가겠다고 했는데 꼬리를 뺀다면 왜 나왔겠느냐”며 “지지율은 제 결단이나 미래를 변경할 사유가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 출마 명분 강조=출마 선언 뒤 첫 방송토론임을 의식한 듯 이 후보는 명분을 알리려고 애썼다. 이 후보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거짓말하면서도 성공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는 국민의 힘을 얻을 수 없다는 점을 깊이 고민했다”며 “제대로 된 정권교체라는 국가적인 원칙을 위해 사사로운 제 원칙을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표가 경선에서 이겼다면 출마를 했겠느냐’는 물음에 “그가 됐다면 이 후보에게 제기되는 여러 문제점이 제기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그런 상황이라면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선에 불복해 독자 출마한 이인제 후보와 자신의 차이점에 대해선 “1997년 당시 이인제 후보는 경선에 참여한 뒤 불복한 반면, 저는 대의를 위해 탈당했기에 같은 수준으로 볼 수 없다”는 논리를 폈다. 그는 자주 ‘고단하고 힘들다’, ‘만신창이가 됐다’며 감성에 호소하려 했다.
■ 정책과 현안=이 후보는 삼성 비자금특별법과 관련해 “진실을 밝히기 위해선 해야 하지만 정치적인 목적이 다분히 있다”며 “양당이 정략적 의도를 갖고 하면 진실을 밝히는 특검은 물 건너간다”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에 관해서는 “세금폭탄으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책은 바꿔야 한다”며 “공공주택은 원가 공개로, 민간주택은 가격조정위원회 등을 둬 값을 낮추겠다”고 했다.
공교육 강화 대책으로는 △교원 대폭 확충 △연수·재교육 강화 △3진 아웃제를 포함한 교원평가제 실시 등으로 교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게 급선무라고 밝혔다. 3불 정책과 관련해선, 대학입시는 대학에 맡겨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비비케이 주가조작 사건 수사에 대해선 “결정적인 ‘한 방’을 갖고 있지 않으며, 검찰이 명예와 사활을 걸고 빨리 결과를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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