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민주당 후보(가운데)와 박상천 대표 등 당직자들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에서 대통합민주신당과의 합당 협상이 완전히 결렬됐음을 밝힌 뒤 ‘민주당 만세’를 부르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이인제 “단일화 불가능” 독자출마 선언
정동영 “협상 막바지 진통” 여지 남겨
정동영 “협상 막바지 진통” 여지 남겨
이인제 민주당 후보가 20일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과의 통합 협상 결렬에 따른 독자 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나 정동영 통합신당 후보는 “(민주당과의 통합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총선 공천지분 문제로 평행선을 달리는 양쪽 주장을 살펴보면 통합 협상은 사실상 파국 상황으로 치닫고 있지만, 양쪽은 막판 타결의 가능성을 아직 닫지 않고 있다.
이인제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그들(통합신당)과의 재통합이나 후보 단일화가 불가능하게 됐다”며 “지금부터 저와 민주당은 독자적으로 이 시대의 소명이자 국민의 요구인 중도개혁정권을 세우는 일에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그러나 “중도개혁정권을 세우기 위해서라면 언제나 모든 문호를 활짝 열어놓을 것”이라고 말해, 정동영 후보와의 단일화 여지를 남겨놓았다.
민주당은 이날 당사 앞에서 이 후보와 박상천 대표, 당직자·당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통합신당 규탄대회를 열며 격앙된 분위기를 이어갔다. 박상천 대표는 통합신당 협상단이 의결기구 지분율을 애초 합의한 5 대 5가 아닌 7 대 3으로 조정하자고 요구한 데 대해 “속임수와 배신의 정당”이라고 맹비난했다.
민주당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두 당의 통합 협상이 완전히 끝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상당하다. 정동영 통합신당 후보는 이날 “협상이라는 게 막바지에 가면 밀고 당기기와 진통이 있다. 대통합의 대의 앞에 모두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후보등록이 시작되는 25일까지는 최소한 후보 단일화라도 성사시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하지만, 두 당의 입장 차가 워낙 커 협상 타결을 속단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많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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