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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내친김에 ‘문과 단일화’도 밀어붙이나

등록 2007-11-16 15:36

신당·재야원로·DJ 압박…문국현 “해답은 국민에…”
민주당과의 당대당 통합 합의로 범여권 대선후보 단일화의 첫 단추를 꿴 대통합민주신당이 이제는 정동영 후보와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 사이의 단일화 작업 문제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후보단일화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신당과 민주당뿐만 아니라 범여권 지지층을 분점하고 있는 문 후보까지를 단일화 대열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김태홍 송영길 우상호 이인영 김영주 정성호 의원 등 신당 의원 28명과 중앙위원 63명은 1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승리를 위해 반(反)수구부패, 반(反)양극화의 관점에서 광범위한 연대를 추진해야 한다"며 "민주당 이인제 후보뿐만 아니라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를 포함하는 연대전략이 필요하며,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와도 최대한의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문 후보와의 연대를 본격화하고 이를 추진할 공식 추진기구를 구성해야 한다"면서 "문 후보도 우리의 충심에 부응해서 민주평화미래개혁 세력의 대연대와 후보단일화에 적극 나서줄 것을 간절히 요망한다"고 밝혔다.

정 후보측도 그동안 한명숙 전 총리를 단장으로 민병두 최재천 의원 등이 활동해온 문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확대 보강하기로 했다.

정 후보측 김현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정책과 비전, 노선에서 많은 유사점을 갖고 있는 문 후보와의 단일화를 통해 부패하지 않은 민주개혁세력이 힘을 합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재야원로들과 김대중 전 대통령도 단일화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이런 내외의 요구를 수렴해서 하나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상호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문 후보가 가진 가치와 비전은 좋지만 결국 수구보수 냉전세력에 정권을 넘겨주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역사적 소명에 헌신해야 한다"며 "어느 쪽이든 역사를 위해 불쏘시개라도 하겠다는 겸허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함세웅 신부, 박형규 목사, 청화 스님, 이선종 원불교 서울교구장 등 개혁성향 재야.종교계 원로들도 전날 문 후보와의 간담회에서 `개혁진영의 단일화가 필요하다'며 문 후보의 결단을 촉구했고, 문 후보는 원로들의 지적에 "유념하겠다"면서도 "정치공학적인 틀에 의해 후보단일화를 이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 참석자는 "몇몇 분들이 `문 후보가 범여권 후보로 이해되는 면이 있고 민주평화세력 후보군의 한 사람인 만큼 대선 판을 하나로 만드는 게 필요하지 않느냐'는 의견을 얘기했고, 다른 한 원로는 `지금은 범여권 후보들의 지지율이 낮아서 단일화를 논의할 시점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지난 14일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문국현씨까지 포함해서 모두 다 연합으로 대통령을 당선시켜야 한다"며 `선거연합'을 주문하고 나섰다.

여러 각도에서 단일화 압박이 높아지자 문국현 후보측은 "무원칙한 단일화에 끌어들이지 말라"며 반발하면서 내부적으로는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정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단일화와 계속 거리를 둘 경우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지지층의 이반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문 후보는 이날 인터넷 토론에서 신당의 단일화 요구에 대해 "그 분들의 충정은 이해가 가는데 (신당쪽에) 아직은 내부 사정이 많은 것 같고 (정책적으로도) 아직은 거리가 멀어서 저희는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면서도 "그 분들이 잘못된 과거를 반성하고 미래를 향하면 그 때부터는 대화가 되는 것"이라며 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문 후보측은 또 공식 논평을 통해 "그 분들의 충심어린 고민에 깊이 공감한다"며 "우리가 밝힌 후보단일화에 대한 기조에는 변함이 없으며, 후보단일화 문제를 포함한 모든 해답은 국민에게 있다"며 `원칙론'을 폈다

아직은 강경기조가 우세하다. 문 후보측 장유식 대변인은 "지금은 참여정부에 실망해서 이명박 후보에게 가있는 개혁성향 유권자 15%를 되찾아오는 게 우선이며 섣불리 단일화하면 망하는 길"이라며 "우리가 먼저 (후보를) 그만 둘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다른 관계자는 "캠프 내부에 단일화에 응해야 한다는 의견과 실리도 명분도 없다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맹찬형 기자 mangels@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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