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가 15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여성 공약 선포 및 양성평등 선대위’ 출범식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미소짓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민심순례·지역선대위 발대식 동원령 안먹혀
선대위쪽 “돕지는 못할망정 후보 흔들기”
‘합당 분란에다 측근만 득세’ 파열음 속출 #1. 대통합민주신당은 지난 8일부터 진행 중인 정동영 후보의 전국 민심 순례에 이용하던 버스 4대의 운행을 최근 중단했다. 애초 버스 4대는 정 후보와 손학규·이해찬·김근태 공동선대위원장 및 의원들을 위해 마련된 것이다. 하지만 민심 순례에 참석하는 의원이 거의 없어 버스가 필요없어졌다. 지난 12일에는 45인승 버스에 김근태 공동위원장과 수행원 4명만이 탔다. #2. 정 후보는 지난 6일 당 워크숍에서 “부산·광주 지역 선대위 발대식에 의원 140명 전원이 참석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행사장엔 고작 10여명의 의원들만이 얼굴을 비쳤다. “후보가 지지율 20%를 책임질 테니 140명이 0.1%씩만 올려 달라”는 정 후보의 ‘호소’는 의원들에게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 #3. 정 후보는 매일 아침 의원들이 3명씩 돌아가며 집으로 들러 정국 주요 현안과 언론 보도 등에 대해 브리핑을 해 달라고 몇 차례나 요청했다고 한다. 측근들과 별개로 광범위한 여론수렴을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의원들 중 나서는 이들이 거의 없어 실무자들만 아침에 정 후보 집을 찾고 있다. 이 정도면 ‘홀로 뛰는 정동영’이란 말이 나올 법 하다. 외부적으로 ‘3등 후보’로 굳어질 위기 국면에서 당 내부에서는 선거 운동의 동력이 거의 ‘바닥’ 수준에 놓여 있는 것이다. 대선에 대한 ‘패배주의’와 내부 분란이 뒤엉키면서 다들 손을 놓고 있는 형국이다. 선대위 내부에서는 “사람은 많은데 정작 일하는 사람은 없다”, “가족행복위, 대변인실, 비서실 등 몇몇 부서 말고는 돌아가는 데가 없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온다. 이런 상황을 두고 정 후보 쪽은 “의원들이 도와주기는커녕 후보를 흔들고 있다”고 볼멘 소리를 하고, 상당수 의원들은 “후보가 자기 사람 심기에만 몰두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역위원장 임명이 이런 ‘수수방관’ 분위기를 키웠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 후보는 당내 통합을 이유로 지역위원장 선출을 대선 뒤로 미루고 지역별로 공동위원장을 임명했다. 그런데 현역 의원과 다수의 총선 지망생들이 공동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 의원들의 불만이 커졌다. 한 초선 의원은 “민주당과 합당 선언으로 공천 문제가 더 커지면서 상당수 의원들이 사실상 (선거 운동에) 손을 놓아 버렸다”고 말했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국정감사, 대정부질문 등을 거치며 의원들 사이에 ‘해 볼만 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는데, 민주당과의 합당 문제로 한 방에 꺾였다”고 말했다. 선대위에서는 “정 후보 측근들이 선대위를 좌지우지하고 있어서, 위화감이 크다”는 불만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당내 ‘중립지대’에 있는 한 의원은 “선거운동이 정책이나 주요 공략층 중심으로 진행되면 할 일이 있을 텐데, 기구 발족 중심으로 가다 보니까 특별히 할 일이 없다. 승리에 대한 전망은 주지 못하고 내부 잡음을 일으키는 것은 결국 후보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선대위쪽 “돕지는 못할망정 후보 흔들기”
‘합당 분란에다 측근만 득세’ 파열음 속출 #1. 대통합민주신당은 지난 8일부터 진행 중인 정동영 후보의 전국 민심 순례에 이용하던 버스 4대의 운행을 최근 중단했다. 애초 버스 4대는 정 후보와 손학규·이해찬·김근태 공동선대위원장 및 의원들을 위해 마련된 것이다. 하지만 민심 순례에 참석하는 의원이 거의 없어 버스가 필요없어졌다. 지난 12일에는 45인승 버스에 김근태 공동위원장과 수행원 4명만이 탔다. #2. 정 후보는 지난 6일 당 워크숍에서 “부산·광주 지역 선대위 발대식에 의원 140명 전원이 참석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행사장엔 고작 10여명의 의원들만이 얼굴을 비쳤다. “후보가 지지율 20%를 책임질 테니 140명이 0.1%씩만 올려 달라”는 정 후보의 ‘호소’는 의원들에게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 #3. 정 후보는 매일 아침 의원들이 3명씩 돌아가며 집으로 들러 정국 주요 현안과 언론 보도 등에 대해 브리핑을 해 달라고 몇 차례나 요청했다고 한다. 측근들과 별개로 광범위한 여론수렴을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의원들 중 나서는 이들이 거의 없어 실무자들만 아침에 정 후보 집을 찾고 있다. 이 정도면 ‘홀로 뛰는 정동영’이란 말이 나올 법 하다. 외부적으로 ‘3등 후보’로 굳어질 위기 국면에서 당 내부에서는 선거 운동의 동력이 거의 ‘바닥’ 수준에 놓여 있는 것이다. 대선에 대한 ‘패배주의’와 내부 분란이 뒤엉키면서 다들 손을 놓고 있는 형국이다. 선대위 내부에서는 “사람은 많은데 정작 일하는 사람은 없다”, “가족행복위, 대변인실, 비서실 등 몇몇 부서 말고는 돌아가는 데가 없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온다. 이런 상황을 두고 정 후보 쪽은 “의원들이 도와주기는커녕 후보를 흔들고 있다”고 볼멘 소리를 하고, 상당수 의원들은 “후보가 자기 사람 심기에만 몰두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역위원장 임명이 이런 ‘수수방관’ 분위기를 키웠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 후보는 당내 통합을 이유로 지역위원장 선출을 대선 뒤로 미루고 지역별로 공동위원장을 임명했다. 그런데 현역 의원과 다수의 총선 지망생들이 공동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 의원들의 불만이 커졌다. 한 초선 의원은 “민주당과 합당 선언으로 공천 문제가 더 커지면서 상당수 의원들이 사실상 (선거 운동에) 손을 놓아 버렸다”고 말했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국정감사, 대정부질문 등을 거치며 의원들 사이에 ‘해 볼만 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는데, 민주당과의 합당 문제로 한 방에 꺾였다”고 말했다. 선대위에서는 “정 후보 측근들이 선대위를 좌지우지하고 있어서, 위화감이 크다”는 불만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당내 ‘중립지대’에 있는 한 의원은 “선거운동이 정책이나 주요 공략층 중심으로 진행되면 할 일이 있을 텐데, 기구 발족 중심으로 가다 보니까 특별히 할 일이 없다. 승리에 대한 전망은 주지 못하고 내부 잡음을 일으키는 것은 결국 후보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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