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의 임내현 부정선거감시본부장(오른쪽부터)과 이원영·이상경·이종걸 의원 등이 14일 오전 서울 수송동 국세청에서 김갑순 국세청 정책홍보관리관(맨 왼쪽)을 상대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자녀 유령취업 등에 대한 세무조사를 촉구하는 요청서를 전달하고 있다.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서초동 빌딩 1998~2000년 적자 등 의아”
국세청에 ‘유령채용’ 포함 제보서 제출
국세청에 ‘유령채용’ 포함 제보서 제출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이 14일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탈세 의혹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와 고발을 국세청에 요구하고 나섰다.
강기정·이상경 의원 등은 이날 국세청을 찾아가 이 후보의 탈세 의혹을 조사해 달라는 ‘탈세 제보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제보서에서, 이 후보 자녀의 ‘위장채용’ 의혹에 따른 탈세뿐 아니라 이 후보의 건물 임대소득 신고에서도 광범위한 탈세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통합신당 의원들은 △이 후보 건물의 필요경비율이 70%대로 과다 계상돼 있고 △1998년부터 2000년까지 임대소득이 마이너스로 신고됐으며 △관리비가 임대료보다 더 많이 책정돼 있는 점 등에 의문을 표시했다.
강기정 의원이 발표한 지난 9일 대정부 질문 자료를 보면, 서울 서초동 영포빌딩을 관리하는 대명기업의 필요경비는 2004년에 75.25%, 2005년에 74.94%, 2006년에 76.04%였다. 필요경비란 인건비 등 업체 운영에 들어가는 제반 비용을 말한다. 대명기업과 같은 임대업체의 경우, 임대수입에서 필요경비를 뺀 액수에 소득세가 매겨지기 때문에 필요경비가 많을수록 세금도 줄어든다. 통합신당 의원들은 제보서에서 “이 후보 건물의 필요경비율인 75%는 국세청 표준 필요경비율 33.5%와 비교해 지나치게 높다”며 “필요경비를 과다 계상해 탈세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1998∼2000년에 이 후보가 임대소득을 마이너스로 신고한 점에도 의문을 나타냈다. 지난달 국정감사 과정에서 전재희 한나라당 의원이 발표한 국세청 자료를 보면, 이 후보는 영포빌딩을 관리하는 대명기업의 소득을, 1998년 -1523만원, 99년 -1500만원, 2000년 -3635만원이라고 신고했다. 강 의원은 “영포빌딩 임대사업을 하면서 오히려 적자를 보았다는 것인데, 구체적인 내역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강 의원은 영포빌딩의 건물관리비가 임대료보다 더 많은 점도 지적했다. 강 의원은 “영포빌딩 401호의 경우, 보증금 1억원에 임대료가 100만원인데 관리비는 110만원”이라며 “임대료보다 관리비가 더 많은 것이 신종 탈세수법 유형이 아닌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가 지난해 임대소득으로 신고한 액수도 너무 적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후보는 지난해 서울 서초동 영포빌딩에서 1억4700만원, 대명주빌딩에서 8500만원, 양재동 영일빌딩에서 1억900만원 등 모두 4억4천만원을 소득으로 신고했다. 선병렬 의원은 “공시지가가 430억원에 이르는 건물 세 곳에서 1년 동안 4억4천만원밖에 이득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면 이 후보는 엉터리 경영자”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형준 한나라당 대변인은 “경비를 지출한 것은 지출한 대로 신고했다”며 “그건(필요경비 과대계상 등) 국세청에서 판단할 일”이라고 말했다.
김태규 황준범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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