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대회 ‘박정희 찬가’…친박 TK의원 모두 참석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12일 박근혜 전 대표의 발언 내용을 경북 구미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전해들었다. 이 후보는 고개를 끄덕였고, 박 전 대표가 이 후보에게 일부 비판적인 발언을 한 데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다는 표정이었다고 나경원 대변인이 전했다.
이 후보는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확실한 이야기는 못 들었지만 (박 전 대표가) 그렇게 이야기했다면 그 말의 뜻에 같은 생각”이라고 대답했다. 이 후보는 “박 전 대표와 저는 정권을 재창출하고 좌파정권을 물리치자는 뜻은 똑같다. 앞으로 합심해서 잘 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박 전 대표가 이 후보와의 정례회동에 다소 부정적 반응을 보인 데 대해서도 “필요할 때 강재섭 대표 중심으로 항상 연락하고 유기적이고 효과적으로 일을 해나가자는 것”이라면서 “저는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곳곳에서 박 전 대표와 박정희 전 대통령을 한껏 추켜세웠다. 이 후보는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대구·경북 필승 결의대회에서 박 전 대통령의 경부고속도로 건설과 운하 검토 사실을 언급하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박 전 대통령이 못 다한 낙동강의 기적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은 세계사에 보기 힘든 경선으로 후보를 만들고, 박 전 대표와 같은 깨끗한 승복을 하는 크나큰 정치인을 만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필승 결의대회에는 당 소속 대구·경북 지역 국회의원 26명 가운데 박근혜 전 대표를 빼고 25명이 총출동했다. 특히 유승민·김재원·김태환·최경환·곽성문·박종근·김성조·주성영·이인기·정희수 의원 등 ‘친박’ 의원들이 빠짐없이 나왔다. 박 전 대표를 대신해서는 유정복 전 비서실장이 참석했다. 행사장은 1만2천여명의 당원들로 가득 찼다. 행사 시작 전 대기실에서 이명박 후보는 미리 와 있던 ‘친박’ 핵심인 유승민 의원을 보자 말없이 웃으며 유 의원의 어깨를 한동안 두드리기도 했다.
구미/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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