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핵분열’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가 1일 낮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와 관련해 보도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왼쪽 사진부터)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이날 오후 외부에서 오찬 모임을 한 뒤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 자택 앞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이재오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한 보도진의 질문을 받고 “오만의 극치”라고 대답한 뒤 굳은 표정으로 국감장으로 걸어가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TK필승대회 참석 요청에도 “갈 필요 있겠나”
이 후보쪽선 “박 전대표가 괘념치 마라 했다”
이 후보 주말 9일 이후 일정 취소, 11일 기자회견
이 후보쪽선 “박 전대표가 괘념치 마라 했다”
이 후보 주말 9일 이후 일정 취소, 11일 기자회견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가 8일 이재오 최고위원의 전격 당직사퇴 직후 박근혜 전 대표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를 걸었으나, 박 전 대표로부터 사실상 거절당했다.
이재오 사퇴 직후 직접 전화 걸어
이 후보는 또 오는 12일 경북 구미에서 열리는 대구·경북지역 필승결의대회에 박 전 대표의 참석을 요청했으나 마찬가지로 박 전 대표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겠느냐”고 사실상 거절했다고 박 전 대표쪽 인사가 전했다.
‘도와 달라’는 요청 사실상 거부한 듯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출마로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급락한 상황에서 박 전 대표가 누구를 지지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박 전 대표가 이 후보쪽의 ‘도와 달라’는 요청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측 임태희 후보 비서실장은 9일 “이 후보가 어제 오후 박 전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정권교체에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며 “되도록이면 빨리 만남을 갖자는 제안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또 “두 사람의 통화내용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이재오 의원의 최고위원직 사퇴를 계기로 그동안의 갈등에서 벗어나 대선을 잘 치르자고 말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지금 입장에 큰 변화 없다”
그러나 박 전 대표쪽이 밝힌 통화 내용은 다르다. 박근혜 전 대표의 유정복 비서실장은 “8일 오후 3시쯤 (이 후보가 박 전 대표에게) 전화를 했다”며 이 후보의 “만났으면 좋겠다”는 요청에 대해 박 전 대표는 “지금 입장에 큰 변화가 없는데 굳이 만날 거 있느냐”고 말했다고 밝혔다. 유 비서실장은 이 후보의 대구·경북 필승결의대회 참석 요청에 대해서도 박 전 대표가 “다른 전국 대회에도 참여 않고 있는 상황인데 굳이 대구라고 해서 갈 필요 있겠냐”고 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쪽 “‘나 못 갑니다’까지 얘기한 게 아니라… ”
하지만 이 후보쪽은 이에 대해 “박 전 대표가 ‘나 못 갑니다’까지 얘기한 게 아니고, ‘지난번 얘기한 것과 변함없다. 주변 사람 얘기 듣고 너무 괘념치 마시라’라고 했다”고 밝혔다.
임태희-유정복 나서 전화 연결 주선
이날 통화는 이 후보쪽 임태의 실장과 박 전 대표쪽 유정복 의원이 연결을 주선해 이뤄진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박 전 대표쪽 유승민 의원은 전날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이 최고위원의 사퇴에 대해 ‘화합의 진정성이 없다’고 비판하며 사실상 이 후보쪽과의 ‘화해’를 거부했다.
이 후보의 핵심 측근은 “오는 12일로 예정됐던 국민성공 대장정 대구·경북대회의 일정이 유동적”이라며 “이는 박 전 대표의 참석을 염두에 둔 것이나 현재로선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박 전 대표로부터 ‘협조 약속’을 받아내지 못한 이 후보는 9일 이후 모든 공식일정을 취소하고, 일요일인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급변한 정국 상황에 대한 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연합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