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박태준 전기’ 출판 기념식에서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손자 손녀의 노래를 듣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건국이념 굳게 지킬 것”
불안한 보수층 붙잡고
박근혜 지지얻기 공들여
불안한 보수층 붙잡고
박근혜 지지얻기 공들여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대북정책이 또 꼬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아 온 이 후보의 대북정책은,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로 ‘보수 선명성’ 경쟁까지 겹치면서 더 혼란스러워졌다. 이 후보 진영 안에서조차 “누가 더 보수냐의 대결로 가선 안 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오락가락=이 후보는 8일 재향군인회(향군) 강연에서 당 태스크포스(팀장 정형근)가 지난 7월 마련해 발표한 새로운 대북정책인 ‘한반도 평화비전’을 두고 “일부에서 제기된 소위 ‘한반도 평화비전’은 한나라당의 공식 당론이 아니다. 저의 대북정책과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비전’은 비핵화를 전제로 한 남북 정상회담 찬성, 남·북·미·중 종전선언 등 ‘유연한 상호주의’를 뼈대로 한 내용으로, 발표 직후 당 안팎의 반발로 당론 채택은 안 된 상태다.
이 후보는 지난 7월9일 ‘한반도 평화비전’에 대해 보도자료를 내어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이끌어내면서 한반도 영토조항은 그대로 두어 전략적이고 유연하게 대비하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8월7일엔 박세직 향군 회장 등과 간담회에서는 “정형근 의원이 내놓은 ‘한반도 평화비전’은 한나라당이 채택할 수 없는 안이다. 향군은 걱정 말라”고 반대뜻을 명확히했다.
이 후보는 남북 정상회담을 놓고도 올해 초까지는 반대하다가, 8월에는 “북핵 폐기에 도움된다면 굳이 반대할 생각 없다”와, “북핵이 있는 상태에서 협상을 해 버리면 핵을 인정하는 것 아니냐”는 상반된 발언을 잇달아 내놔서 ‘도대체 정확한 입장이 뭐냐’는 지적을 샀다. 정상회담 뒤에도 이 후보는 일부 긍정 평가를 하면서도 합의 이행 여부에는 즉답을 피하는 등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더 오른쪽으로?=이 후보는 이날 향군 연설에서 ‘한반도 평화비전’에 대한 발언 말고도, 보수색이 강한 용어들을 잔뜩 동원해 가며 표심을 자극했다. 이 후보는 ‘건국이념과 헌법정신 수호’, ‘대한민국 정체성’, ‘급격한 군축반대’, ‘엔엘엘(NLL·북방한계선) 수호의지’, ‘한-미 동맹 신뢰회복’ 등을 힘주어 강조했다. 향군이라는 청중의 특성상 불가피한 면도 있지만, 전날 ‘정통 보수’를 주장하며 출마를 선언한 이회창 전 총재를 염두에 둔, ‘보수 껴안기’ 노력으로 해석됐다. 이 후보는 “무엇보다도 안보는 모든 것의 초석이다. 정치발전과 경제성장도 더없이 소중하지만 안보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며 “대한민국의 눈부신 성장과 발전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한 건국이념과 헌법정신을 굳게 지킬 때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방한계선 문제를 언급할 때, 2002년 서해교전에서 숨진 6명의 장병 이름을 일일이 부르기도 했다.
그러나 이 후보 진영 안에서도 이 후보의 ‘우향’ 조짐에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중도 실용주의’에 바탕해 ‘수도권 30~40대’를 집중 공략한다는 노선에 안 맞는다는 것이다. 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선대위 안에 위기의식 때문에 ‘보수 쪽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일부 견해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오른쪽 행보를 하는 것은 득표에도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수구 보수층은 어차피 이 전 총재를 찍게 돼 있고, 그 숫자가 얼마 되지도 않는다”며 “전략을 확실하게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이명박 후보의 대북정책 관련 발언
더 오른쪽으로?=이 후보는 이날 향군 연설에서 ‘한반도 평화비전’에 대한 발언 말고도, 보수색이 강한 용어들을 잔뜩 동원해 가며 표심을 자극했다. 이 후보는 ‘건국이념과 헌법정신 수호’, ‘대한민국 정체성’, ‘급격한 군축반대’, ‘엔엘엘(NLL·북방한계선) 수호의지’, ‘한-미 동맹 신뢰회복’ 등을 힘주어 강조했다. 향군이라는 청중의 특성상 불가피한 면도 있지만, 전날 ‘정통 보수’를 주장하며 출마를 선언한 이회창 전 총재를 염두에 둔, ‘보수 껴안기’ 노력으로 해석됐다. 이 후보는 “무엇보다도 안보는 모든 것의 초석이다. 정치발전과 경제성장도 더없이 소중하지만 안보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며 “대한민국의 눈부신 성장과 발전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한 건국이념과 헌법정신을 굳게 지킬 때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방한계선 문제를 언급할 때, 2002년 서해교전에서 숨진 6명의 장병 이름을 일일이 부르기도 했다.
그러나 이 후보 진영 안에서도 이 후보의 ‘우향’ 조짐에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중도 실용주의’에 바탕해 ‘수도권 30~40대’를 집중 공략한다는 노선에 안 맞는다는 것이다. 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선대위 안에 위기의식 때문에 ‘보수 쪽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일부 견해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오른쪽 행보를 하는 것은 득표에도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수구 보수층은 어차피 이 전 총재를 찍게 돼 있고, 그 숫자가 얼마 되지도 않는다”며 “전략을 확실하게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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