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정부의 실세였던 강삼재 전 한나라당 부총재가 8일 “이회창 전 총재를 꼭 당선시키겠다”고 말했다.
강 전 부총재는 이날 서울 남대문로 단암빌딩에서 이 전 한나라당 총재를 찾아와 이야기를 나눈 뒤, 기자들에게 이렇게 밝혔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 전 총재의 요청으로 이뤄졌으며, 두 사람은 2시간 동안 선거전략 등을 놓고 긴밀한 얘기를 나눴다. 강 전 부총재로서는 4년만의 정치일선 복귀인 셈이다.
강 전 부총재는 “일부는 이 전 총재가 (보수)표 깨자고 나온 것 아니냐고 하는데, 어찌 당선되자고 나온 사람이 표를 깬다고 걱정하나, 내가 관여하는 한 반드시 당선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강 전 부총재는 일단 임시 조정회의를 맡아 선거 준비에 들어가며, 정식 선대위가 꾸려지면 이 전 총재 선거조직을 총괄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 전 부총재는 “최소한의 인력으로, 일당백의 정신으로 할 것”이라며 “자금은 한마디로 ‘거지’다. 법을 완벽하게 지키겠다는 게 대전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달 23일 이 전 총재를 만난 자리에서 ‘출마를 결심하면, 뜻을 같이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며 “이 전 총재와 국가관·시국관이 같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 전 부총재는 지난 1985년 12대 국회 최연소 의원(신한민주당)으로 등원해 내리 5선을 했으며, 특히 문민정부 시절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신임 아래 신한국당의 ‘실세 사무총장’으로 화려한 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2003년 9월 안기부 자금 1197억원을 15대 총선 신한국당 선거자금으로 불법지원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의원직을 사퇴하고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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