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6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선거법 협상 관련 메모지를 앞에 두고 심재철 원내부대표와 이야기하고 있다. 메모지에는 한나라당이 제안한 ‘(후보) 유고시 (대선) 연기’라는 글귀와 대통합민주신당 요구사항인 ‘인터넷 선거운동 상시 허용’ 등의 글귀가 적혀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명분없는 출마, 단호히 대처할 것”
단일화 염두 공격수위 조절론도
박쪽 달랠 ‘이재오 거취’ 결론 못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7일 대선출마 선언을 앞두고,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쪽이 ‘정면 승부’ 쪽으로 대응 방향을 잡았다. 이명박 후보 쪽은 협력 필요성이 한층 커진 박근혜 전 대표를 끌어안을 방안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 ‘창’에 정면 승부= 그동안 이 전 총재의 출마를 만류하려 다각도로 설득전을 벌여온 이 후보 쪽은 6일 오전 전략홍보조정회의 등을 열어, 이 전 총재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대책을 논의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이 전 총재가 출마를 선언하면 정면 대응할 수밖에 없다. 옳지 않은 행동이므로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 전 총재 출마의 명분이 전혀 없고, 정권교체를 방해하는데다 한국 정치를 후퇴시키는 행위라는 점을 집중 공격해나갈 방침이다. ‘차떼기’ 공격도 빼놓지 않을 태세다. 이 후보 선대위의 핵심 관계자는 “한나라당은 천안연수원을 헌납하는 등 차떼기 빚을 갚았지만, 이 전 총재는 차떼기 잔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네거티브 공세엔 이명박 후보가 직접 나서지 않고, 전적으로 당에서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안에서는 이 전 총재와의 막판 ‘후보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공격 수위를 조절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핵심 당직자는 “서로 경합하는 관계이므로 공격은 불가피하겠지만, 이 전 총재와 재결합할 가능성도 열어놓고 대응 기조를 짜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 쪽은 보수 표 이탈을 막기 위해 국가 정체성 수호 의지도 적절히 언급해나갈 계획이다. 이 후보가 지난 5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서울시장 재직 시절 광복절에 시 청사를 온통 태극기로 감쌌다”며 “이는 대한민국 역사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굳건히 지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 ‘박’ 끌어안기 고심=이명박 후보로서는 박근혜 전 대표의 협력이 더욱 절실해졌다. 박 전 대표의 태도에 따라 이 전 총재가 왜소해질 수도 있고, 이 후보가 힘든 선거전을 치러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후보 진영은 박 전 대표와 화해를 위한 첫걸음인 이재오 최고위원의 거취 문제를 놓고 이날도 고심을 거듭했다. 박 전 대표 쪽 의원들이 이재오 최고위원은 물론 이방호 사무총장 퇴진까지 공공연히 요구하고 나오자, 이 후보 진영 안에서는 “당권 장악을 하겠다는 요구에 밀려선 안 된다”는 기류가 강해지고 있다. 이 후보 쪽은 박 전 대표가 일단 이 최고위원의 사과를 거부한 만큼, 박 전 대표 쪽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접촉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이 후보의 한 측근은 “박 전 대표 쪽에 계속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도 “당장 무엇을 할 때는 아니고, 이 전 총재 출마 선언 뒤 여론의 흐름 등을 봐가면서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오 최고위원은 당분간 지역에 머물면서 사퇴 요구가 가라앉기를 기다린다는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단일화 염두 공격수위 조절론도
박쪽 달랠 ‘이재오 거취’ 결론 못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7일 대선출마 선언을 앞두고,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쪽이 ‘정면 승부’ 쪽으로 대응 방향을 잡았다. 이명박 후보 쪽은 협력 필요성이 한층 커진 박근혜 전 대표를 끌어안을 방안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 ‘창’에 정면 승부= 그동안 이 전 총재의 출마를 만류하려 다각도로 설득전을 벌여온 이 후보 쪽은 6일 오전 전략홍보조정회의 등을 열어, 이 전 총재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대책을 논의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이 전 총재가 출마를 선언하면 정면 대응할 수밖에 없다. 옳지 않은 행동이므로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 전 총재 출마의 명분이 전혀 없고, 정권교체를 방해하는데다 한국 정치를 후퇴시키는 행위라는 점을 집중 공격해나갈 방침이다. ‘차떼기’ 공격도 빼놓지 않을 태세다. 이 후보 선대위의 핵심 관계자는 “한나라당은 천안연수원을 헌납하는 등 차떼기 빚을 갚았지만, 이 전 총재는 차떼기 잔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네거티브 공세엔 이명박 후보가 직접 나서지 않고, 전적으로 당에서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안에서는 이 전 총재와의 막판 ‘후보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공격 수위를 조절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핵심 당직자는 “서로 경합하는 관계이므로 공격은 불가피하겠지만, 이 전 총재와 재결합할 가능성도 열어놓고 대응 기조를 짜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 쪽은 보수 표 이탈을 막기 위해 국가 정체성 수호 의지도 적절히 언급해나갈 계획이다. 이 후보가 지난 5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서울시장 재직 시절 광복절에 시 청사를 온통 태극기로 감쌌다”며 “이는 대한민국 역사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굳건히 지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 ‘박’ 끌어안기 고심=이명박 후보로서는 박근혜 전 대표의 협력이 더욱 절실해졌다. 박 전 대표의 태도에 따라 이 전 총재가 왜소해질 수도 있고, 이 후보가 힘든 선거전을 치러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후보 진영은 박 전 대표와 화해를 위한 첫걸음인 이재오 최고위원의 거취 문제를 놓고 이날도 고심을 거듭했다. 박 전 대표 쪽 의원들이 이재오 최고위원은 물론 이방호 사무총장 퇴진까지 공공연히 요구하고 나오자, 이 후보 진영 안에서는 “당권 장악을 하겠다는 요구에 밀려선 안 된다”는 기류가 강해지고 있다. 이 후보 쪽은 박 전 대표가 일단 이 최고위원의 사과를 거부한 만큼, 박 전 대표 쪽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접촉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이 후보의 한 측근은 “박 전 대표 쪽에 계속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도 “당장 무엇을 할 때는 아니고, 이 전 총재 출마 선언 뒤 여론의 흐름 등을 봐가면서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오 최고위원은 당분간 지역에 머물면서 사퇴 요구가 가라앉기를 기다린다는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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