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이명박 후보의 교육정책 비교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후보의 교육 정책은 둘 다 사교육비 해소를 통해 ‘개천에서 용 나게 하겠다’는 목표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러나 방법론에서 이 후보의 공약은 ‘자율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반면, 정 후보는 ‘차별 없는 교육 기회’를 강조하고 있다.
두 후보는 모두 대학 입시제도에서 현행 제도의 대폭 수정을 예고하고 있다.
이 후보는 2012년까지 대학 입시를 3단계로 완전 자율화 하겠다고 공약했다. 현행 대입 3불(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 금지) 정책을 사실상 폐지하는 방안이다. 고등학교 정책은 ‘자율형 사립고 300곳’ 육성이 핵심이다. 학교의 다양화, 대학의 입시자율권 보장, 사립 건학이념 존중 등 신자유주의적 교육관에 기초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후보는 정부가 일일이 통제하는 ‘관치 교육’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동안 ‘3불 유지’를 주장해 온 정 후보는 아예 대학입시 폐지 방안을 들고 나왔다. 초·중·고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좀더 근본적으로 교육 체제에 메스를 들이대겠다는 것이다. 정 후보는 “한국 교육 파행의 모든 문제는 대학 입시로 통한다”며 선진국형 선발 제도로의 전환을 강조한다.
이 후보가 대학 정책에 대해 별다른 정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데 비해, 정 후보는 대학을 교육중심대학과 연구중심대학으로 이원화하고, 세계 5위권 대학을 20개 육성하겠다고 밝히는 등 대학 구조조정과 지원 방안을 제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영어 교육에서는 두 후보의 정책에 큰 차이가 없다. 두 후보 모두 “고교를 졸업하면 누구나 영어로 말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각각 영어 수업 교사 3천명 양성(이 후보), 모든 초·중·고에 영어 랭귀지 스쿨 설치(정 후보) 등의 영어 공교육 강화 정책을 내놓고 있다. 다만 이 후보는 기존 수업에 영어를 최대한 사용하자는 쪽이고, 정 후보는 정규 수업 시간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으므로 방과후학교 등을 활용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